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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인도네시아, 무슬림 경제 성장과 원리주의 확산 가능성

인도네시아 EMERiCs - - 2021/03/12


☐ 새 투자법 관련 논란과 이슬람 위원회 의견 수용한 정부

◦ 인도네시아 정부 옴니버스 법으로 시장 개방 확대
- 지난 2021년 2월, 인도네시아 정부가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이전까지 네거티브(negative) 리스트 제도를 통해 외국인이 투자할 수 없거나 지분 보유 제한을 받는 산업을 명시했는데, 이번에 네거티브 리스트를 우선 투자(priority investment) 리스트로 대체하면서 외국 자본이 투자 가능하거나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산업 범위를 대거 확대했다. 
-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한 이유는 인도네시아 토종 자본만으로는 경제 성장을 위한 충분한 자본을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경제가 역 성장하는 등 경기 침체가 나타나자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도 더욱 커졌다.
-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노동계와 환경 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0년 하반기에 노동 시간 연장, 휴게 시간 단축, 환경 개발 규제 축소, 투자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옴니버스 법(Omnibus Law)을 통과시켰다. 옴니버스 법은 전반적으로 기업과 사용자에게 유리한 법안이 대거 포함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옴니버스 법이 통과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수립과 시행령 제정에 착수했고 그 결과 우선 투자 리스트가 탄생했다.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앞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옴니버스 법에 근거하여 시행할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따라서 지난 2019년 재선에 성공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적어도 이번 재임 임기가 끝나기까지 투자 규제 완화와 시장 개방이라는 경제 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주류 시장 개방안, 이슬람 사회 반발에 철회
- 그러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우선 투자 리스트를 공개한 직후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 산업 부문에 주류 산업이 포함된 것과 관련하여 비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당초 인도네시아 정부는 까다롭지 않은 요구 조건만 충족하면 외국계 주류 업체가 인도네시아에서 자유롭게 주류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었다.
- 형식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인구의 87%가량이 이슬람교 신자로 사실상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지금도 주류 소비를 비교적 까다롭게 규제하고 있고, 이번에 우선 투자 리스트가 발표되자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무슬림 단체인 울레마 위원회(Ulema Council)가 주류 시장 개방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 울레마 위원회는 민간단체나 기업, 나아가 정부 기관까지 사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사업 내용이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지를 자문해 주는 단체이며, 이슬람 규율에 따른 제품 생산 인증 제도인 할랄(Halal) 인증 제도를 총괄 감독하는 역할도 맡고 있을 정도로 인도네시아 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 울레마 위원회가 주류 산업 개방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자, 노동계와 환경 단체의 반발에도 옴니버스 법을 발의하고 또한 이에 근거하여 시장 개방을 강하게 추진하던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주류 산업에 한해서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여러 이슬람 단체가 인도네시아가 금주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자 결국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주류 산업 개방 계획을 전면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 이슬람 원리주의 색체 강해진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 정부, 공립학교 히잡 착용 강요 금지
-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공립학교에서 여학생에게 이슬람 복장 히잡(Hijab)을 강제로 착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2021년 1월, 수마트라 지역의 일부 공립학교가 히잡 착용을 강요하고 있다는 현지 뉴스 보도가 나온 후 약 6주 만에 이루어진 결정이다.
-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인도네시아 공립학교의 히잡 착용 강요 이슈는 인도네시아 내 비 이슬람 교인들이 겪는 차별 대우 중 빙산의 일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 인도네시아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허락하고 있으나 이슬람 문화를 중심으로 한 사회 정책과 관습이 만연해 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연구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29개 일반 행정 주(province) 가운데 20개 주가 그동안 공립학교의 히잡 착용 의무화를 묵인했다. 
- 실제로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Sharia)를 주 공식 법으로 채택하는 아체(Ache)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 공립학교 히잡 착용 강요 금지법이 통과되었다고는 하나, 여러 지역의 이슬람 단체가 인도네시아 정부 결정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 보수적인 이슬람 문화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15년 수입 주류에 대한 관세율을 150%까지 끌어올렸다. 음주에 대해 부정적인 이슬람 단체가 정부에 주류 관세율 인상을 끊임없이 요구했고, 결국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를 수락했다. 심지어 2015년 당시 관세율 인상폭은 주류 관세 인상 초기에 논의되던 수준보다 높게 결정되었다.
-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는 관광지 발리(Bali)와 같이 극히 예외적인 지역을 제외하고는 소매점에서 주류를 구입할 수 없도록 하였다. 인도네시아에서 주류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대형 마트를 찾아야 하며, 주점에 대한 영업 규제도 강한 편이다.
- 이슬람 단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2020년 11월에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면적인 금주법을 시행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정부 측은 전면 금주법 도입에 대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했지만 최근 우선 투자 리스트에서 주류 산업 개방안은 신속히 철회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시 한번 이슬람 단체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 한편, 지난 2020년 11월 인도네시아 샤리프 히다야툴라(Syarif Hidayatullah) 국립 이슬람 대학(State Islamic University)은 인도네시아에서 게재되는 SNS 포스팅 중 이슬람 원리주의 색채가 강한 게시물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히다야툴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간의 인도네시아 트위터(Twitter) 계정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종교 주제와 관련해서는 67%가 보수적이고 원리주의 성격이 강한 포스팅이었고 22.2%가 온건주의 이슬람 포스팅이었다. 반면 자유주의 성격을 지닌 게시물은 약 10% 정도에 불과했다.
-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문화 강화 움직임은 성적 소수자에 대한 논란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성적 소수자(LGBT) 집회를 인도네시아 정부가 무력을 사용하여 해산시켰고 그 배경에 이슬람 원리주의를 둔 차별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 또한 2020년에는 인도네시아 의회에서 ‘가족 회복법(family resilience law)’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는데, 해당 법안에는 성적 소수자를 ‘재활 시설(rehabilitation)’에 가둘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되었다.
- 지난 몇 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이러한 현상에 대해 휴먼라이츠워치, UN인권위원회와 같은 국제기구를 비롯해 로이터(Reuters), CNN, 블룸버그(Bloomberg) 등 서방 언론 등도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원리주의 확산에 대해 우려를 표하였다.

☐ 이슬람 경제 성장으로 사회·정치적 영향력 확대

◦ 이슬람 실물 경제 성장, 일상생활에서도 이슬람 보수주의 강화 
- 이슬람 문화권 국가의 경제 현황을 매년 조사하는 ‘글로벌 이슬람 경제(State of the Global Islamic Economy)’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인도네시아의 이슬람 경제 규모는 조사 대상 가운데 10위권에 불과했다.
- 그러나 지난 2019년 인도네시아는 1위 말레이시아, 2위 아랍에미리트(UAE, United Arab Emirates), 3위 사우디아라비아, 4위 파키스탄에 이어 5위를 기록하였고, 2020년에는 파키스탄을 제치면서 4위로 발돋움했다.
- 이슬람 경제가 성장하면서 할랄 제품 시장 규모 역시 커졌고 수도 자카르타 인근에는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24시간 편의점 체인도 등장했다. 할랄 제품 전문 편의점 프랜차이즈 중 일부는 각 지역의 이슬람 교인이 모인 공동체로부터 투자를 받아 지점을 늘려가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이슬람 문화를 공유하는 시민 간의 유대 의식도 강화하는 부수 효과를 낳고 있다.
- 한편, 인도네시아 민간 조사 기관 알바라 리서치 센터(Alvara Research Center)는 지난 2019년에 인도네시아 국민을 대상으로 종교적 관점과 태도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2020년 1월에 발표했다.
- 조사 내용 중 종교적 이념(Ideology) 척도를 평가하는 항목에서 온건적(Moderate) 응답자의 비중은 2015년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71%였던 반면, 2019년 조사에서는 57%로 줄어들었다. 반면, 보수적(Conservative) 응답자의 비중이 2015년 29%에서 2019년 43%로 증가해 인도네시아 사회가 이전보다 보수적이고 원리주의적인 이슬람 국가로 변화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 금융권에서도 두각 드러내는 이슬람 경제
- 2021년 2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기존 이슬람 은행 3개를 합쳐 초대형 이슬람 은행 뱅크 샤리아 인도네시아(BRIS, Bank Syariah Indonesia)를 출범한다고 발표했으며, 같은 달 뱅크 샤리아 인도네시아는 실제 영업을 시작했다. 
- 뱅크 샤리아 인도네시아는 자산 규모 240조 루피아(한화 약 19조 1,500억 원)에 이르는 초대형 은행으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로 지역을 확대하더라도 자산 규모 7위에 해당한다.
- 또한, 뱅크 샤리아 인도네시아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 은행이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뱅크 샤리아 인도네시아를 통해 앞으로 이슬람 금융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 인도네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지난 2020년 이슬람 금융권의 자산 증가율은 10.9%였던 반면, 전통적인 일반 금융 업계의 자산 증가율은 그보다 크게 낮은 7.7%에 머물렀다.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와 같은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슬람 금융 산업이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성장 잠재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하였으며 동시에 앞으로 이슬람 금융이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에 더욱 기여해 줄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 인도네시아 재무부(Ministry of Finance) 역시 2021년도에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Sukuk) 채권 발행을 크게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재정이 필요하며, 이를 이슬람 금융을 통해 조달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글로벌 이슬람 경제 보고서도 인도네시아 이슬람 금융의 성장 잠재력을 이슬람 문화권 국가 가운데 2위로 매기면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 현 정권, 이슬람 문화권의 입김 무시할 수 없어
- 재임에 성공하여 현재 집권 중인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첫 당선 이후 계속해서 이슬람 원리주의를 강화하는 정책을 도입하거나 이슬람 단체의 의견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 샤리프 히다야툴라 국립 이슬람 대학이나 알바라 리서치 센터가 진행한 각종 조사에서도 2014~2015년 사이를 전후하여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색채가 강해지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실제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1기 집권 기간에 주류 관세 인상과 판매 제한이 이루어졌고, 이슬람 문화가 배척하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 폭력 진압이 있었으며 성적 소수자를 질환자로 규정한 가족 회복법 도입이 시도되었다.
- 여기에, 이슬람 문화가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 모두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정부 역시 할랄 제품 시장 육성과 이슬람 금융 성장을 도모하는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다.
- 현 인도네시아 정부는 비교적 강경한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에 보다 우호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지지 기반을 고려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회적으로도 이슬람 원리주의가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당분간 인도네시아에서 사회·경제적으로 이슬람 원리주의가 확산될 여지가 상당히 큰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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