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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2020년 10월 중동부유럽 한눈에 보기

중동부유럽 일반 EMERiCs - - 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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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부 유럽 각국, 코로나19 2차 대유행 직면 
9월 이후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중동부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가 겉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3월과 4월 강력한 봉쇄 조치로 1차 대유행 통제에 성공한 중동부 유럽 각국은 봉쇄가 해제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국민의 경각심이 약화되면서 더욱 큰 감염의 파도에 직면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2차 대유행에 직면해서도 국민적 피로감과 반발, 경제적 영향에 대한 우려로 3~4월에 취했던 강력한 통제를 선뜻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중동부 유럽 각국 정부는 감염 확산 통제와 경제적 피해 최소화라는 딜레마와 마주했다.

중동부 유럽 각국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코로나19 
현재 유럽에서 가장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빠른 국가는 체코이다. 10월 27일 기준 유럽 감염병통제센터(ECDC, European Centre for Disease Prevention and Control)의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체코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323.8명으로 프랑스,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독일, 벨기에 등을 넘어 유럽 최고 수준이며, 지난 1주일간 체코에서는 하루 평균 1만 2,000여 명의 확진자와 약 1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3월 이후 현재까지 체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26만 8,000명 중 절반 가량이 최근 2주간(10월 26일~10월 13일)에 발생했다.

다른 중동부 유럽 국가 역시 체코와 마찬가지로 최대 신규 확진자 수를 연일 경신하는 상황이다.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는 10월 27일 기준 슬로베니아가 686.5명, 슬로바키아 440.2명 크로아티아 391명, 폴란드 336.7명, 루마니아 280명, 헝가리 235.2명이며 1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폴란드가 11,526명으로 체코 다음이며 루마니아가 4,234명, 슬로바키아가 2,066명, 헝가리가 1,970명 크로아티아가 1,605명 슬로베니아가 1,485명으로 뒤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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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 확산 통제를 위한 조치 시행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여 중동부 유럽 각국 정부는 모임 인원 제한과 야간 통행 금지, 불필요한 외출과 상점 영업 제한 등의 조치를 시행했다.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체코는 로만 프리물라(Roman Prymula) 체코 보건부 장관은 지난 9월 30일 체코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세계 최악의 수준이라고 경고하며 10월 5일부터 3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실내 스포츠 활동 금지, 클럽, 식당, 주점 폐쇄,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수도 프라하(Prague)를 포함한 고위험 지역의 중학교 휴교, 스포츠 경기 무관중 개최, 실내 행사 참여 인원 제한과 같은 조치를 시행했다. 이어 21일에는 마트, 병원, 약국, 주유소 등 필수 운영 시설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영업을 제한했으며, 26일에는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하는 더욱 강력한 대책을 내놓았다. 

다른 중동부 유럽 국가 또한 체코와 비슷한 대응에 나섰다. 10월 1일에 45일간의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영화관을 포함한 다중이용시설을 전면 폐쇄한 슬로바키아 정부는 22일에는 식료품 구입과 출근 등 필수적 사안이 아닌 모든 외출을 11월 1일부터 금지하는 더욱 엄격한 대책을 발표했으며, 10월 30일부터 전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10월 19일 전국 12개 주 중 수도 류블랴나(Ljubljana)를 포함한 7개 주에 30일 동안 야간 통금과 6인 이상의 집회 금지, 식당과 체육시설 폐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시행했으며, 크로아티아 또한 10월 12일부터 공공 집회와 행사를 제한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한 데 이어 25일에는 결혼식과 장례식 등 각종 사회적 모임과 경조사 참석인원을 제한하기로 했다. 한편 헝가리는 이미 지난 9월 1일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으며 폴란드와 루마니아 역시 모임 인원 제한과 식당과 주점의 야간 영업 제한, 공공 시설 폐쇄와 상점 영업 중단과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잡히지 않는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는 전면 봉쇄 시행 가능성은 배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기 시작한 9월 이후 각국 정부가 시행한 강화된 방역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통제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한 상황이다. 9월 말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프리물라 체코 보건부 장관은 현재 1.2~1.3 수준인 감염재생산지수가 14일 내에 1 미만으로 떨어지면 비상사태를 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10월 26일 프리물라 장관은 10월 초에 시행했던 방역 조치가 감염 확산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으며 감염재생산지수가 여전히 1.36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체코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를 포함하여 9월 30일부터 10월 26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방역조치를 강화했으나 아직까지 확진자 증가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중동부 유럽 지역의 겉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세는 10월 22일 안드레이 바비스(Andrej Babis) 체코 총리가 방역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한편 23일에는 안제이 두다(Andrzej Duda) 폴란드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슬로베니아 역시 방역 조치 강화에도 불구하고 10월 말 무려 25.5%의 확진율을 기록하여 방역 조치가 코로나19 확산 통제에 실패했음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야간 통행 금지, 모임 인원 제한, 공공시설과 상점의 영업 제한 등 강력한 조치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중동부 유럽 각국 정부는 올해 초에 시행했던 것과 같은 전면 봉쇄 시행 가능성은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카렐 하블리체크(Karel Havlicek) 체코 부총리는 10월 18일 방역 조치 강화 이후의 확산 추이를 검토한 이후에 전면 봉쇄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바비스 총리 또한 대국민 사과를 한 기자회견에서도 영업 제한 업종 확대와 같은 강화된 방역 조치를 발표했을 뿐 전면 봉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폴란드와 크로아티아 정부 또한 현재로서는 전면적 봉쇄를 취하지 않고 강화된 이동과 집합 제한 조치를 통해 확산세를 통제해 나갈 클라우스 이오하니스(Klaus Iohannis) 루마니아 대통령은 10월 21일 정부는 봉쇄를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비상사태 선포와 전면 봉쇄를 피하는 것이 정부의 현재 당면 목표라고 강조했다. 

1차 대유행 통제 성공의 희생양이 된 '방역 모범국'
올해 3~4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서유럽 국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는 가운데 중동부 유럽 국가는 빠른 봉쇄 조치를 통해 1차 대유행을 큰 피해 없이 막아내면서 방역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체코는 지난 6월 30일 수많은 사람이 참여한 가운데 봉쇄 해제와 코로나19 종식을 축하하는 대규모 행사를 수도 프라하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올해 3월 서유럽 국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는 즉각 국경 폐쇄와 전면 봉쇄를 단행했다. 서유럽 국가에 비해 열악한 보건의료 체계가 감염병 확산으로 붕괴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는 중동부 유럽 정부가 신속한 대응을 나서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 또한 정부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게끔 했다. 효과적인 방역 조치와 국민의 협조의 결과 중동부 유럽 국가는 서유럽 국가와 달리 1차 대유행 통제에 성공한 ‘방역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차 대유행 통제 성공에 취한 중동부 유럽 국가는 너무 빠르게 긴장과 봉쇄를 풀었으며 코로나19가 종식되었다고 여겼고, 이는 중동부 유럽 국가가 올해 초보다 더욱 큰 규모의 2차 대유행을 마주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6월 이후 중동부 유럽 각국은 봉쇄를 해제하고 경제 활동을 재개했을 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자국 관광업을 살리기 위해 국경을 재개방하여 여름휴가를 맞은 서유럽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했다. 중동부 유럽 정부는 6월 이후 펼친 봉쇄 해제와 국경 개방, 코로나19 종식 기념행사와 같은 정책은 코로나19 유행이 끝났다는 잘못된 인식을 국민에게 주었고, 경각심 약해진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과 같은 개인 방역 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서 코로나19는 지역 사회에서 조용하지만 빠르게 확산되었다. 특히 대중의 여론과 지지에 민감한 체코와 헝가리의 포퓰리스트 정권은 8월 휴가철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2차 대유행의 조짐이 감지되는 상황에도 여론 악화와 국민 반발을 우려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는 9월과 10월 이후 겉잡을 수 없는 2차 대유행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바비스 체코 총리는 사회적 반발을 우려하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같은 보건 당국의 방역 조치 강화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비스 총리가 대국민 사과문에서 밝힌 대로 체코를 포함한 중동부 유럽 국가는 “스스로 이룩한 성공의 희생양”이 되었다. 

각국 정부, 전면 봉쇄로 인한 국민 반발과 경제적 영향 우려
신속하고 강력한 봉쇄는 중동부 유럽 각국 정부가 1차 대유행을 성공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던 핵심 전략이었지만, 2차 대유행에 직면한 현재 각국 정부는 다시 전면 봉쇄 조치를 시행하면 촉발될 국민의 거센 반발과 심각한 경제적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올해 초와 달리 국민들이 더 이상 전면 봉쇄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프리물라 체코 보건부 장관은 올해 초의 1차 유행 때에는 많은 시민이 봉쇄에 협조적이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체코에서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봉쇄 지지 여론은 지난 4월에는 45%였던 반면 9월에는 20%까지 떨어졌으며, 10월 18일에는 프라하에서 방역 강화에 반대하는 수백명 규모의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3월과 4월 엄격한 봉쇄를 참아낸 중동부 유럽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기약 없는 봉쇄를 견뎌낼 인내심이 바닥난 상황이다.

봉쇄에 따른 경제적 영향 역시 각국 정부가 선뜻 전면 봉쇄를 선택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올해 초 봉쇄로 중동부 유럽 국가는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2020년도 2/4분기 헝가리의 국내총생산(GDP)은 14.5%, 루마니아는 12.3%, 폴란드는 8.9%, 체코는 8.4%, 슬로바키아는 8.3%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체코에서는 봉쇄 기간 경제적 피해가 하루 약 40억 코루나(한화 약 1,947억 2,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의료진 사이에서도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며 전면 봉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미 2020년도 2/4분기 상당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다시 전면적으로 봉쇄를 시행하고 경제 활동을 중단하면 발생할 경제적 여파는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이유로 넬루 터타루(Nelu Tătaru) 루마니아 보건부 장관은 새로운 봉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으며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 폴란드 총리는 전면 봉쇄 대신 경제와 방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장기 집권에 성공, 2022년 총선에서도 다시 승리를 노리는 빅토르 오르반(Viktor Orban) 헝가리 총리는 여당과 보건 전문가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전면 봉쇄 시행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는 지지율 하락을 초래할 경제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보건 의료 체계 붕괴와 경제난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증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중동부 유럽 각국의 보건 의료 체계 붕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동부 유럽 국가는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 더 나은 급여와 노동조건을 찾아 많은 의료 인력이 서유럽으로 떠나면서 의료 인력 유출 문제를 안고 있었으며, 1차 유행을 잘 넘긴 이후에도 2차 유행을 대비한 의료 인력과 병상, 장비 확충에 소홀한 결과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과 장비뿐만 아니라 의료진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체코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빠른 프라하는 이미 10월 초에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할 집중치료실 90%가 가득 찼다. 또한 의사와 간호사 수백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환자를 치료할 의료진도 크게 부족해지자 결국 체코는 유럽연합(EU)에  의료진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병상 부족으로 인해 야전 병원을 세우는 폴란드의 상황은 올해 초 이탈리아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비판까지 제기되었으며 체코와 마찬가지로 역시 중환자를 치료하고 산소호흡기를 사용할 전문 의료진 부족에 직면해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병상과 의료진 부족으로 인해 경증 및 무증상 환자는 자택에서 대기하기에 이르렀다. 병상과 의료 인력뿐만 아니라 확진자 추적에 필수적인 검사 역량 또한 대유행에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슬로베니아는 이미 10월 17일 검사 인력 부족으로 인해 코로나19 접촉자 추적을 포기하고 확진자가 자진해서 접촉자에게 감염 사실을 알리도록 했으며, 검사시설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헝가리의 인구 1,000명당 검사율은 EU 국가 중 불가리아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중동부 유럽 국가에 의료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중동부 유럽 국가의 빠른 경제 회복 가능성은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더욱 불투명해졌다. ING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2020년도 경제 역성장률 전망을 기존 6.5%에서 7.5%로 하향했으며, 폴란드는 2020년도 3/4분기에 경제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회복한 뒤 재유행의 여파로 4/4분기에는 다시 3.5%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부 유럽 지역의 평균 GDP 역성장률을 5.5%로 전망한 국제통화기금(IMF)은 9월 말 코로나19 유행으로 역내 국가가 지난 3년 동안의 경제성장으로 거둔 성과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면 봉쇄를 택하지 않으며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경제도 방역도 모두 놓치는 최악의 상황에 부딪힐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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