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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자동차 세이프가드 실시... "제조 산업과 일자리 보호 위한 결정"

필리핀 EMERiCs - - 2021/01/14

☐ 필리핀, 수입 자동차에 추가 관세 부과

- 세이프가드 발동  
2021년 1월 4일, 필리핀 통상산업부(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가 수입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징수하는 세이프가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세이프가드 시행 공식 확정일은 언론 발표 다음 날인 2021년 1월 5일이며 공식 확정일로부터 15일 후인 2021년 1월 20일부터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다. 통상산업부는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를 관세 부과 시작일로부터 200일 동안 유지할 계획이다.

- 세이프가드 대상은 2개 차종 
필리핀 정부는 자동차 종류를 바퀴 수와 사용 목적에 따라 1) 승용차(Passenger Cars), 2) 상용차(Commercial Vehicles), 3) 오토바이(Motorcycels) 세 종류로 분류한다. 또한, 상용차는 다시 크기에 따라 일반 상용차와 경 상용차(Light Commercial Vehicles)로 차종을 보다 세분화하였다. 이번에 필리핀 통상산업부가 세이프가드 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승용차와 경 상용차 2개 차종으로, 필리핀 관세 당국은 세단, SUV, 미니밴, 픽업트럭, 소형 화물차, 승합차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따라서 세이프가드 조치 이후에도 버스나 대형 화물차, 특수목적 차량(앰뷸런스, 소방차 등)과 같은 일반 상용차와 오토바이는 추가 관세 징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 임시 조치로 추후 추가 관세 환급 가능성 존재
필리핀 통상산업부는 수입 차종별로 추가 관세를 달리하기로 결정했다. 승용차의 경우 세이프가드 관세는 7만 페소(한화 약 158만 4,000원)이고 경 상용차에는 그보다 많은 11만 페소(한화 약 248만 8,000원)의 관세를 부과한다. 관세는 현금 납부이며, 필리핀 관세 당국은 세이프가드 특별 관세를 납부한 수입 업체에 관세 납부 사실을 증명하는 현금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세이프가드 관세 납부 사업자에게 현금 채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세이프가드 명령이 임시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통상산업부의 명령으로 2021년 1월 20일부터 추가 관세를 징수하기 시작하지만, 별도의 관세위원회(Tariff Commission)가 세이프가드의 적절성을 다시 한 번 검토하며, 만약 관세위원회가 세이프가드가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그 즉시 세이프가드의 효력을 중지된다. 그리고 이 경우 세이프가드 관세를 납부한 업체는 발행 받은 현금 채권을 관세 당국에 제출하고 현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 통상산업부, 필리핀 자동차 제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세이프가드 결정

- 승용차와 경 상용차 중심으로 형성된 필리핀 자동차 소비 시장 
매년 필리핀 자동차 판매 현황을 발표하는 필리핀 자동차생산자협회(CAMPI, Chamber of Automotive Manufacturers of the Philippines) 보도 자료에 의하면,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종은 경 상용차이며 그다음이 승용차이다. 2019년 기준 필리핀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약 41만 6,600대였는데, 이 가운데 경 상용차는 약 20만 6,000대, 승용차는 약 12만 8,000대로로 각각 49.4%와 30.8%의 비중을 차지했다. 결론적으로, 통상산업부의 세이프가드 명령은 필리핀 전체 자동차 판매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차종에 대해 보호 조치를 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 필리핀 연간 판매 차량의 대부분은 수입 자동차
아세안 자동차연합(ASEAN Automotive Federation) 발표에 의하면 2019년 필리핀의 현지 자동차 생산 대수는 9만 5,094대였다. 이는 2018년 생산량인 7만 9,763대와 비교 시 19.2%나 증가한 것이지만, 여전히 필리핀 연간 자동차 판매 대수의 75% 이상은 수입 자동차가 차지했다. 특히 승용차의 경우 필리핀 통상산업부 발표에 의하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승용차 수입 대수는 35%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수입 승용차 증가 대수가 필리핀 자체 생산 승용차 증가 대수보다 4배 이상 많았다.

- 제조업 기반이 약한 필리핀, 자동차 업계도 동일 
이처럼 필리핀이 자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대부분을 수입 자동차에 의존하는 것은 필리핀 제조업계의 공급망이 선진국은 물론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 비교해서도 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는 금속, 고무, 전기, 전자, 화학 등 여러 분야의 제품이 종합적으로 필요한 산업이기에 상대적으로 빈약한 필리핀의 제조업 기반은 오랜 기간 자동차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필리핀이 아세안 국가 사이에 맺은 자유무역 협정으로 인해 인도네시아나 태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수입 자동차의 가격이 필리핀 국내 생산 자동차보다 가격이 낮은 가격 역전 현상도 흔히 나타난다. 실제로, 필리핀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도 많은 경우 필리핀에서 완성차를 조립하기보다는 다른 아세안 국가에서 자동차를 생산한 후 필리핀에서 수입 판매하는 방식을 자주 택하고 있다.

- 수입 자동차가 필리핀 자동차 제조업을 위협 
필리핀 자동차 시장이 수요와 공급 모두 수입 자동차 위주로 형성되어 있기에 필리핀 자동차 생산 업계도 수입 자동차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필리핀 통상산업부 또한 승용차 수입이 크게 늘어난 2014~2018년 가운데,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 사이에만 필리핀 자동차 제조 업계의 일자리가 8%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번에 발효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필리핀 금속노조(PMA, Philippine Metalworkers Alliance)가 수입 자동차 증가로 원자재 및 부품 가공 업계의 설비 가동률이 하락했고, 그로 인해 생계에 위협 받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통상산업부는 세이프가드 결정을 발표하면서, 필리핀 자동차 제조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 코로나19로 필리핀 실업 문제 가중, 자유무역 협정 부담도 존재

-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일자리 대량 소멸 
아시아 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세안 국가에 미친 영향을 알리는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필리핀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에만 약 2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사라진 업종은 서비스 부문이었으며, 그다음이 제조 부문이었다. 또한, 일자리를 잃은 많은 노동자가 업종을 농업으로 전환하여 새 일자리를 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 RCEP 체결로 자유무역 시장 확대 
한편, 필리핀은 지난 2020년 11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에 서명했다. RCEP가 정식 출범하면서, 그동안 아세안 국가들이 서로 누리던 무관세 협정이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에도 적용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다. 이는 필리핀 기업이 진출 가능한 시장이 커졌다는 뜻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많은 해외 기업이 필리핀에 무관세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직 수입 자동차에 밀려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필리핀 자동차 업계가 앞으로 수입 자동차의 더 큰 공세에 시달릴 수도 있다. 실제로, RCEP 체결 이후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필리핀이 RCEP로 얻는 경제적 이득보다는 손실이 더 크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러한 전망에는 자동차 수입이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포함되어 있다.

- 통상산업부, 세이프가드 유지 희망
통산산업부는 세이프가드를 명령하면서 지금은 세이프가드로 필리핀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지켜야 하는 시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에도 수입 자동차가 증가하면 필리핀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RCEP로 필리핀 자동차 제조 업계가 설 자리가 이전보다 좁아진 것이 사실이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2015년 자동차 제조 산업 육성 10개년 계획인 CARS(Comprehensive Automotive Resurgence Strategy)를 발표하고, 필리핀을 자동차 제조 허브 국가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CARS 시행 6년 차에 접어드는 2021년 현재, 필리핀이 높은 자동차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RCEP로 외국산 자동차의 위협이 이전보다 더 커진 상황이다. 더불어, 코로나19가 발생하며 필리핀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이 한층 더 가중되었다. 자동차 업계는 이와 같은 점을 감안하여 필리핀 통상산업부가 당분간 세이프가드 유지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BS CBN, Philippines hits imported cars and vans with tariffs to help domestic industry, 2021.01.04.
Inquirer.net, Gov’t slaps new tax on vehicle imports, 2021.01.05.
Manila Bulletin, PH imposes safeguard duty on imported cars, LCVs, 2021.01.04.
Techno Codex, DTI finalizing report on safeguard duty on imported vehicles, 2020.12.28.
Inquirer.net, DTI finalizing report on safeguard duty on imported vehicles, 2020.12.28.
Manila Standard, DTI preparing safeguard measures on auto imports, 2020.12.27.
Business World, PHL lost 2.1 million jobs this year — ADB, 2020.12.21.
Straits Times, Philippines suffers worst job losses in 15 years due to Covid-19 and lockdown, 2020.12.04.
Business World, PHL economy may fare worse with RCEP — experts, 2020.12.02.
Business Mirror, As tariffs come down with RCEP, can PHL farmers, labor compete?, 2020.11.12.
Rappler, EXPLAINER: What RCEP means for Philippines, 2020.11.16.
Manila Times, Safeguard duty imposed on 2 types of vehicles, 2021.01.05.
Philippine News Agency, DTI to impose safeguard duty on auto vehicles, 2021.01.04.
Philippine Government, The Philippine Motor Vehicle Industry, 2017.07.
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 Philippines Automotive Market, 2020.09.04.
Statista, Automotive industry in the Philippines - statistics & facts, 2020.10.16.
Philippine Government, Car sales up 3.5% in 2019, 2020.01.14.
Manila Bulletin, PH car production grows 16% in 2019, 2020.01.21.
Business World, Imported car firms report slight sales drop in 2019, 2020.01.29.
PhilKotse, PH auto production up by 19.2%, showing biggest jump among top ASEAN car hubs, 2020.02.26.
Philippine Government, Philippine seen as auto manufacturing hub in region within 10 years, 2018.02.16.
TopGear Philippines, DTI to impose P70k-P110k safeguard duty on imported passenger cars, LCVs,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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