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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정세변화] 석 달째 쏟아지는 기록적 폭우, 남아시아 각국의 대응 현황
인도ㆍ남아시아 일반 EMERiCs - - 202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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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우에 비상 사태 선언한 파키스탄
9월 13일 기준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 1,400명 돌파… 파키스탄 국가 비상사태 선언
파키스탄은 6월부터 시작된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고, 사망자가 1,400명을 넘어서는 등 막대한 사회경제적인 피해를 입었다. 이번 홍수는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몬순(monsoon) 호우가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계속되는 폭우에 8월 26일 국가 비상 사태를 선포하였다.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 National Disaster Management Authority)에 따르면, 국가 비상 사태를 선언할 당시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937명을 기록했으며, 이 중 343명이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비상 사태 선포 이후에도 파키스탄 내 홍수 피해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카타르의 글로벌 매체인 알 자지라(Al Jazeera)에 따르면, 9월 15일 기준 파키스탄 내 사망자 수는 1,508명을 기록하였으며, 부상자는 1만 2,75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홍수로 파괴된 주택의 수는 181만 7,550채, 파괴된 교량의 수는 390개, 손실된 도로의 길이는 1만 2,718km에 달한다. 가축도 92만 7,543두가 폐사하였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홍수로 인한 피해액이 300억 달러(한화 약 42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였다.
수인성 질병 창궐, 파키스탄 보건 당국 비상
파키스탄은 홍수로 인한 인명 및 사회경제적 피해를 겪었을 뿐만 아니라 수인성 질병의 위험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보건 당국은 대규모 수인성 질병의 확산 가능성을 경고하였다. 파키스탄 보건 당국에 따르면, 홍수로 인해 깨끗한 물을 구하기 어렵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설사 · 피부병 · 눈병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홍수로 보건 시설도 파괴되면서 파키스탄은 전염병에 취약한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홍수로 파키스탄 내 병원 880곳이 파괴되었으며,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해 1,000만 달러(한화 약 143억 원)을 제공하였다고 밝혔다.
중국, 사우디, 카타르, 터키, 우즈베키스탄, 미국 등 폭우로 피해 입은 파키스탄 지원 결정
파키스탄이 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입자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섰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미국, 국제연합(UN)은 아프가니스탄에 지원을 제공하였다. 위 국가들은 사망자들에 대하여 애도를 표하고 파키스탄에 식료품을 비롯한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이외에도 세계식량계획(WFP, World Food Program)은 홍수로 파키스탄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으로 공급되던 식량 지원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 동부 및 북부에 이어
남부 산업도시도 홍수 피해
12만 명 대피 초래한 인도 동부 및 북부 홍수에 이어 인도 남부의 산업 도시 벵갈루루도 폭우로 물에 잠겨
파키스탄 뿐만 아니라 인도도 홍수로 동부와 북부 지방에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8월 21일 인도 정부는 3일간의 집중 호우로 북부와 동부 지역의 마을이 파괴되고 현지 주민들이 고립되었다고 밝혔다. 당시 인도 정부는 단 3일 동안 8월과 9월의 평균 총 강수량에 해당하는 집중 호우가 내렸으며, 이로 인하여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히마찰 프라데시(Himachal Pradesh)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여 3일간 최소 36명이 사망하였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인도 정부에 따르면, 오디샤(Odisha)주에서도 최소 6명이 사망했다. 인도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Bengaluru)에서도 8월 30일부터 시작된 호우로 도로와 아파트 단지, 주택이 잠기고 전력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인도 기상부(IMD, India Meteorological Department)에 따르면, 9월 4일 벵갈루루 도심 지역에서는 28.1mm의 강수량이 기록되었으며, 이는 평균 강수량 대비 약 3.7배에 달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외곽순환도로기업협회(ORRCA) 추산 22억 5,000만 루피의 경제적 손실 발생
벵갈루루의 IT 기업, 은행권을 대표하는 외곽순환도로기업협회(ORRCA, Outer Ring Road Companies Associations)는 이번 홍수로 인한 피해가 22억 5,000만 루피(한화 약 394억 6,5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ORRCA는 벵갈루루에 많은 IT 관련 기업들이 몰려 있어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ORRCA는 벵갈루루가 위치한 카르나타카(Karnataka)주의 바사바라지 봄마이(Basavaraj Bommai)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주 정부가 호우로 파괴된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 중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또한 ORRCA는 호우로 회원사들이 사업 운영을 위한 긴급 계획을 실행하여야 하는 상황이며, 재택 근무를 하거나 중요 업무 장소를 카르나타카주와 벵갈루루 외부 장소로 옮겨 진행하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ORRCA는 업무 차질로 카르나타카주와 벵갈루루의 평판과 경제에 손실을 야기하게 되었다고 첨언했다. ORRCA에 따르면, 중앙 실크로드위원회와 KR 푸람(KR Puram) 회랑을 잇는 외국순환도로 17km 구간을 따라 밀집한 기업에 전문 인력 50만 명 이상이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이 간접적으로 고용하는 사람의 수는 약 100만 명에 달한다. 또한 위 밀집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은 벵갈루루 지역의 가장 큰 납세자로, 매년 220억 달러(한화 약 31조 5,040억 원)의 세수를 창출하며, 이는 벵갈루루의 전체 수입에 32%를 차지한다.
위기의 아프가니스탄과 스리랑카도 비켜가지 않은 홍수
아프가니스탄 최근 홍수로 약 100명 사망, 겨울 다가오고 있어 지원 시급
최근 발생한 지진의 피해를 복구하기도 전에 아프가니스탄은 또다시 홍수로 또다시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8월 23일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10개주(州)에서 10일간 집중 호우로 최소 95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당하였으며, 수천 채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마울라위 샤라푸딘 무슬림(Mawlawi Sharafuddin Muslim) 아프가니스탄 재난관리부 차관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홍수로 피해를 입은 지역에 긴급 식량 지원이 제공되었으며, 구호 단체들도 구호품을 조속히 전달할 것을 약속하였다고 밝혔다. 한편 무슬림 차관은 곧 겨울이 다가올 것이며, 여성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수재민들이 머물 거쳐가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무슬림 차관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농작물도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권력 장악 이후 1년, 아프가니스탄 인구 59%가 국제 사회의 인도적 지원에 생계를 의존하는 상황
지진과 홍수 피해를 입기 전부터 아프가니스탄은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처해있었다. UN 산하 국제이주기구(IOM,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는 2021년 8월 15일 탈레반(Taliban)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Kabul)을 장악하여 미국의 지원을 받아 수립된 정부로부터 권력을 넘겨 받은 지 1년이 지난 시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전체 인구 중 59%에 달하는 약 2,440만 명이 국제 지원과 긴급 구조 물품에 일상의 삶을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IOM에 따르면, 2021년 8월 거의 모든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빈곤한 상태가 되었으며, 아프가니스탄은 체계 붕괴의 위험에 직면했다.
스리랑카, 폭우와 강풍으로 8월 초 적색 경보 발령… 스리랑카 재난관리센터(DMC) 홍수 대비해 9월 다시 경보 발령
지난 8월 1일부터 스리랑카에도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8월 3일 기준 스리랑카 재난관리센터(DMC, Disaster Management Center)는 홍수로 1만 2,289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3명이 사망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DMC에 따르면, 주택 326채가 파괴되었다. 피해가 커지자 스리랑카 정부는 홍수 피해를 입은 중서부와 남부 지역에 8월 3~4일 적색 경보를 발령하였다. 스리랑카의 홍수 피해는 8월 말에도 이어졌다. 8월 31일 스리랑카 정부는 서부와 남부, 사바라가무와(Sabaragamuwa), 중부, 우바(Uva) 지역에 100mm 이상 호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적색 경보를 다시 발령하였다. 스리랑카는 9월 초 국제통화기금(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과 실무자 수준에서 29억 달러(한화 약 4조 1,325억 원) 규모 지원에 합의한 바 있다. 한편 IMF 대변인은 스리랑카가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긴 여정을 시작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자연 재해 대응 시스템 갖춘 네팔과 방글라데시
네팔,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 8월 초 상습 침수 지역인 코시(Kosi)강 유역 홍수에 성공적 대처
다른 남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네팔은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여 집중 호우에도 조기 경보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8월 초 상습 침수지역인 네팔의 코시강 유역에 강물이 범람했으나, 홍수 조기 경보가 작동한 덕분에 사망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코시강이 위치한 벨라카(Belaki) 시정부는 침수 예정 지역 집집마다 공무원을 파견하여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소셜미디어(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주민들에게 홍수 경고를 전달하여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네팔 시민단체인 자원봉사단(Volunteer Corps Nepal) 측은 시정부의 조기 경보로 2만 명에 달하는 주민이 사망자 없이 대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후 변화로 네팔도 하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를 빈번히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시민단체인 네팔 실천적 행동(Practical Action Nepal) 소속 활동가 다람 우프레티(Dharam Uprety)는 히말라야(Himalaya) 지역은 개발 계획이 체계적이지 못해 홍수 피해에 특히 취약하다고 밝혔다.
조기 경보 시스템, 지원금 전달 시스템, 재난 대비 인프라 구축 등 열대성 폭풍우 대비에 투자해 온 방글라데시에게서 배울 점
영국 매체인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파키스탄을 비롯한 여러 남아시아 국가들이 홍수 피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방글라데시가 남아시아 지역에서 홍수 대응에 선진적인 국가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방글라데시가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인프라 마련, 조기 경보 체계 구축, 신속한 재정 지원을 위한 채널을 충분히 확보하였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수년간 사이클론으로부터 저지대 해안 지역을 보호하기 위하여 홍수 대응 인프라에 투자해 왔다. 또한 방글라데시 정부는 홍수에 취약한 해안 지역과 저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홍수를 막아낼 수 있게 더욱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지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홍수 피해 지역에 수용소가 설치되었으며, 여성 전용 수용소, 동물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도 건설되었다. 조기 경보 체계의 경우 방글라데시 내 전문 연구자들이 모여 마을 수준에서 계절 데이터를 수집하여 사전에 홍수 일자를 예측하게 하고, 홍수 피해에 취약한 주민들에게 문자와 모스크의 대형 스피커를 통해 피난 방송을 실시하게 했다.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행정 절차 없이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현금과 모바일 머니가 제공된다.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으로부터 분리독립하기 전부터 사이클론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어 왔다.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하기 전인 1970년 방글라데시에서 대규모 사이클론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 수가 30만~50만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2020년에 발생한 유사 규모의 사이클론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약 30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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