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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남미 각국의 입장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2/10/31




칠레, 과테말라, 콜롬비아… 우크라이나 지지 표명 계속

우크라이나 점령지 강제 병합 규탄 결의 채택한 UN…중남미 각국 입장 엇갈려
UN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강제 병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UN은 미국 현지 시각으로 2022년 10월 13일 개최한 총회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주민 투표로 병합한 건과 관련한 회원국 투표를 진행했다.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 UN헌장 수호(Territorial integrity of Ukraine: defending the principles of the Charter of the United Nations)’ 라고 이름 붙은 결의안은 지난 2022년 9월 21~29일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병합하기 위해 독단적으로 강제 주민 투표를 실시한 사건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해당 결의안을 채택할지 묻는 투표에 총 143개 UN 회원국이 참여했으며 찬성 103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찬성 다수로 결의안은 무난하게 UN 총회를 통과했다. 결의안 채택에 반대 의사를 밝혀 사실상 강력한 러시아 지지 의사를 표현한 5개 나라 중에는 니카라과도 포함되어 있다. 니카라과는 중남미 반미 진영에 서 있는 대표적인 나라이기도 하다.
한편, 오랜 기간 미국과 대치해 또다른 반미 진영의 상징인 쿠바는 결의안 채택 투표를 기권해 니카라과보다는 다소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 외 칠레, 콜롬비아 등 해당 투표에 참여한 다른 중남미 국가는 결의안 채택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강제 병합 규탄과 관련하여 중남미 각국의 입장이 서로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우크라이나 전쟁은 불공정 침략 전쟁”
칠레의 젊은 좌파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Gabriel Boric)는 얼마 전 열린 UN 총회 제 77차 회기에 기조 연설자로 올라 현재 중요 글로벌 이슈에 대한 칠레의 입장을 표명하는 한편,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칠레가 어떠한 역할을 할 계획인지에 대해 언급했다. 해당 연설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러시아의 불공정한 침략으로 시작된 전쟁이며, 러시아는 전쟁을 즉각 멈추어야 한다고 말하며 러시아를 비판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칠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여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현 대통령인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 11일 칠레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는데, 대통령 당선인 신분인 기간에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해서는 안되는 비극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취임 후 역시 국제 석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발언을 반복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UN 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겨우 회복하던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졌으며, 여러 나라가 합심하여 러시아의 퇴각을 종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좌-우 관계 없이 우크라이나 지지 계속하는 콜롬비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당시 콜롬비아 행정부를 지휘하던 이반 두케(Ivna Duque) 전 콜롬비아 대통령은 즉각적으로 러시아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한시라도 빨리 우크라이아네서 퇴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반 두케 대통령은 콜롬비아는 평화를 지향하며 불필요한 전쟁을 비난한다고 강조했다. 

콜롬비아의 우크라이나 지지는 단순한 성명 발표에서 끝나지 않았다. 콜롬비아군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후 자국 지뢰 제거 부대를 유럽으로 파견해 우크라이나군에 지뢰 제거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콜롬비아군은 오랜 기간 반정부 게릴라와 맞서 싸웠는데, 반정부 게릴라가 지뢰를 다수 이용했기에 콜롬비아군은 지뢰 제거와 관련하여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즉, 콜롬비아는 군사적으로도 우크라이나의 우방을 자처한 것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두고 이러한 콜롬비아의 외교적 정책 기조는 정권 교체 후에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콜롬비아에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약 6개월 후인 지난 2022년 8월, 최초의 좌파 성향 대통령이 이끄는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 정부가 들어섰다. 콜롬비아는 전통적으로 우파와 친미 성향의 대통령이 집권했는데, 건국 이래 최초로 정권의 성향이 바뀐 것이다. 그리고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적어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관해서 만큼은 정치적으로 정반대에 위치한 전임자의 정책과 동일한 노선을 걷기로 선언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은 자신이 반정부 게릴라 단체와도 평화 협상을 추구하는 만큼 평화 지향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책임을 러시아에 돌렸다. 또한, UN총회에서도 콜롬비아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과테말라 대통령, 중남미 최초로 우크라이나 방문…무비자 협정도
러시아의 공격이 한창이던 2022년 7월, 알레한드로 잠마테이(Alejandro Giammattei) 과테말라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하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y)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독대했다. 해당 방문으로,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은 중남미 국가 수장 중 최초로 우크라이나를 찾은 지도자가 되었다.

우크라이나를 찾은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은 “과테말라와 과테말라 국민이 우크라이나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러시아의 침략으로 인한 인명 피해에 대해서 과테말라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과테말라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더해, 과테말라는 미국과 서방 진영이 중심이 된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이는 등 실무적으로도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정책을 계속 시행 중이다.

과테말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와 무비자 출입국 협정까지 체결하여 발효했다. 과테말라 국회는 알레한드로 잠마테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여 맺은 무비자 협약을 지난 2022년 10월 비준하고 정식 시행에 들어갔다. 과테말라 정부는 앞으로 최근 180일 이내라면 우크라이나 국민이 최장 90일까지 무비자로 과테말라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편의를 도울 예정이다. 과테말라 국회는 과테말라-우크라이나 무비자 출입국 협약을 비준하면서, 양국의 교류와 친선 및 우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전쟁 종결 위해 입장 선회

중립 외치던 멕시코, 다자간 평화 협상 제안
멕시코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국가와는 달리 전쟁 시작부터 줄곧 중립 입장을 고수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es Manuel Lo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평화주의 국가인 멕시코는 폭력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로페스 오브라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극도로 아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6월, 미주 정상회의(Summit of Americas)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멕시코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중립이라는 입장을 다시금 표명했다. 또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대러이사 경제 제재 기조와는 선을 긋은 모습을 분명히 보였다. 

그러나 계속 중립을 말하던 멕시코는 지난 2022년 9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종결하기 위해 국제 사회가 평화 협상 자리를 마련해야 하며, 멕시코가 그 자리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말해 정책 노선의 변화를 시사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결을 공식 언급한 데에는,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악화되면서 멕시코의 물가 사정도 갈수록 어려워진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멕시코의 제안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멕시코의 제안이 실질적으로 러시아를 돕는 행위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다자간 국제 평화 협상을 제안한 시기는 아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면적의 점령지를 두고 있던 때로,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영토 전부를 수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멕시코의 제안에 동참 의사 밝혀
한편, 멕시코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결을 위한 평화 협상 구상을 밝히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카를로스 토르토사(Carlos Rafael Faría Tortosa) 베네수엘라 외교부(Ministerio de Relaciones Exteriores) 장관의 입을 통해 베네수엘라도 멕시코의 제안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카를로스 토르토사 장관은 UN 총회에서 이 같이 말하면서, 베네수엘라는 장기화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한시 빨리 끝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카를로스 토르토사 장관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는 과정에서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되며, 경제 제제와 같은 ‘증오 캠페인(hate campaigns)’을 도구로 삼아서도 안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멕시코와 마찬가지로 베네수엘라가 전쟁 종식을 원하는 이유도 인플레이션에 있다. 베네수엘라는 오랜 기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경제 구조가 붕괴되었다가, 2021년도 말경부터 하이퍼인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에서 인플레이션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한 곳이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되자 경제적인 부담이 한층 더 심해진 상황이다.

베네수엘라는 원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기부터 친러시아 성향을 적극 표명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극심한 경제 침체를 맞이한 베네수엘라는 대표적인 반미 국가 중 하나이다. 니콜라스 마두로(Nicholas Maduro)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 후 자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또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며, 미국 등 서방 제국주의 국가가 경제를 무기로 강압적인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날선 비난도 거침없이 쏟아내었다.

이런 베네수엘라가 다자간 평화 협상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은 인플레이션을 이기지 못하고 친러시아 외교 정책 기조에서 방향을 다소 수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베네수엘라는 러시아를 지지하는 성향이기에, 다자간 평화 협상 참여 의사 표현이 과연 베네수엘라 정부의 외교적 수사대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나온 것인지는 의문시 된다.

우루과이, 제재 불참에서 철수 요청으로
우루과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기 러시아를 비판하는 표현을 아끼는 한편, 러시아 경제 제재 방침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우루과이는 최근 몇 년 사이 무역 상대국을 다각화하기 위해 경제 블록 메르코수르(Mercosur) 회원국의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 체결을 추진했는데, 우루과이가 러시아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를 자제한 데에는 러시아와의 무역 관계를 염두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2022년 4월 경제 제재 불참 의사를 보이며 사실상 러시아에 좀 더 기울어진 외교적 입장을 취했던 우루과이는 그로부터 약 5개월 후인 2022년 9월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즉각적으로 철수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종전의 외교 방침에 변화를 주었다. 프란시스코 부스티요(Francisco Bustillo) 우루과이 외교부(Ministerio de Relaciones Exteriores) 장관은 UN총회에 참석하여 가진 기조 연설 자리에서 러시아의 우루과이 침공으로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따라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을 중단하고 군을 우크라이나에서 퇴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시스코 부스티요 장관은 식량과 에너지가 부족하다고도 말해, 경제 문제가 우루과이의 입장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도 분석된다.

공식 언급 꺼리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러시아 자극 꺼리는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역시 멕시코와 비슷하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직후 ‘중립’과 ‘평화적 해결’을 언급하는 원론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르헨티나는 UN에서도 아르헨티나는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 모든 국제 사회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하며 지금의 비극이 큰 피해없이 조속히 끝나기를 희망한다는 다소 애매한 발언만 되풀이 했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발언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아르헨티나의 입장 표명에 대해 서방 진영을 중심으로 아르헨티나가 러시아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르헨티나는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에서 구호 활동을 시작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는 소극적이었지만 군용 헬기 입찰 사업에서 러시아제 헬기가 아닌 미국산 모델을 선택하는 등 대러시아 제재에 앞장서고 있는 미국에 좀 더 가까운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러시아 비판을 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아르헨티나가 경제적으로 러시아와 거리를 두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러시아가 회원국인 브릭스(BRICS) 가입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다. 중국의 초청으로 2022년 브릭스 회의에 아르헨티나가 참석했는데, 중국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반미 성향이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도 러시아에 치우친 외교 수사를 거듭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브릭스의 핵심 회원국이며 아르헨티나가 그러한 브릭스 가입을 원하는 만큼, 아르헨티나는 앞으로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관련하여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거나 경제 제재를 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러시아 경제 제재 불참
러시아와 함께 브릭스 회원국인 브라질 또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에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직전 러시아를 직접 방문하여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목을 다지고 양국의 관계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극우 성향으로 독재자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고, 서방 세계의 간섭에 불만을 품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정치적 성향과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은 브릭스 회원국답게 서방 진영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도 불참했다. 오히려, 브라질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후 러시아산 원유와 비료 수입을 늘리는 등 친러시아 행보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농업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브라질은 상당수의 비료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2022년에 러시아산 비료 수입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고인플레이션으로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브라질은 나아가 러시아와 식량 안보 협약을 맺기까지 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글로벌 식량 위기 해결을 위해 양국이 서로 힘을 합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해 현 브라질 정부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러시아의 편에 있음을 또다시 각인시켰다.

다만, 브라질 역시 2022년 9월에 있었던 UN총회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결을 위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비판은 없었으며, “브라질은 러시아가 서방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고 언급해 러시아에 좀 더 우호적인 입장에서 전쟁 종결 협상을 제안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브라질이 농업을 비롯한 여러 부문에서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만큼, 적어도 정권 교체 전까지 브라질은 국제 무대에서 러시아가 선호할만한 외교적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좀 더 높다.

니카라과와 쿠바는 친러시아 성향 적극 표명

니카라과, 러시아와 방송 컨텐츠 수입 계약까지 맺어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이 중립을 표방하면서 러시아에 치우진 입장을 보였다면, 니카라과는 베네수엘라와 유사하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러시아를 지지했으며, 아직까지 그러한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세가 한창이던 2022년 7월 니카라과 국회는 러시아군이 니카라과에 주둔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형식적으로 미군의 주둔도 허용하고, 동시에 인도적 목적의 작전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서라지만 실질적으로는 러시아의 군사 훈련을 돕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법안이 통과되자, 미국은 러시아가 니카라과를 군사 훈련과 정보전을 위해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니카라과는 UN에서 러시아를 비판하는 결의안 채택이 논의되던 2022년 9월, 러시아 방송 컨텐츠를 니카라과에서 송출할 수 있도록 하는 컨텐츠 보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니카라과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협의한 사안이기도 하다. 이처럼, 니카라과가 러시아에 군사 훈련 무대를 제공하고 방송 컨텐츠 공급 계약까지 맺은 것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관련하여 니카라과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장기 집권 중인 독재자로, 니카라과 국회가 러시아군 주둔 허용 법안을 통과시키는데도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확대한 쿠바…직항 노선 운항도 다시 시작해
한편, 과거 러시아와 공산 국가 동맹이었던 쿠바 역시 줄곧 러시아 지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쿠바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대폭 늘렸는데, 이는 쿠바의 에너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러시아와의 관례를 염두한 결정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핵심 수출품이 원유와 천연가스인 국가로, 에너지 자원 수출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중단하여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쿠바의 이와 같은 행보는 러시아 경제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쿠바는 하늘길이 대폭 막힌 러시아와 항공편 직항 노선 운항도 재개했다. 2022년 10월, 쿠바 정부는 쿠바-러시아 직항 노선을 다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쿠바는 EU가 러시아발 항공편의 입국을 전면 봉쇄한 후 가장 처음으로 러시아와 항공편 교류를 재개한 나라가 되었다. 쿠바는 러시아 직항편 운항 재개 이전에도 다양한 경로로 러시아 관광객을 받아들였으며, 2022년 1~8월 사이 러시아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하기도 했다. 과거 공산 국가 동맹으로서 러시아와의 관계와 반미 성향의 외교 기조를 감안 시, 쿠바는 당분간 러시아에 우호적인 정책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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