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정치·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본 파라과이의 테러 집단 문제

파라과이 Mario Paz Urbieta Paraguay National Congress Advisor 2022/12/07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여타 지역에 비하면 라틴아메리카의 테러리즘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는 않는 사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라틴아메리카 국가에는 1950년부터 1980년대까지를 전후해 다수의 테러 집단이 존재했으며, 특히 군부가 집권한 나라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했다. 아울러 미주지역 내 공산주의 세력을 견제한다는 목적에서 미국이 후원한 콘도르 작전(Operation Condor)이 이들 테러 집단의 활동을 조율하거나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콘도르 작전이 설정한 협력 대상에는 파라과이의 알프레도 스트로스너(Alfredo Stroessner) 정부(1954~1989년),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Jorge Rafael Videla) 정부(1976~1981년), 볼리비아의 우고 반세르(Hugo Banzer) 정부(1971~1978년), 칠레의 아우구스토 피노체트(Augusto Pinochet) 정부(1973~1990년), 그리고 우루과이의 아파리시오 멘데스(Aparicio Méndez) 정부(1976~ 1981년) 등이 있다. BBC가 2016년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콘도르 작전은 총 6만 명에 달하는 직·간접적 인명피해를 낳았고1), 지금까지 관여한 국가의 민주주의와 인권 실태에도 많은 악영향을 미쳤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기한 라틴아메리카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과거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테러 집단도 오늘에 이르러서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이다. 그러나 파라과이 등지에서는 그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을지라도 여전히 고도로 위험한 테러 집단이 명맥을 잇고 있는데, 본고는 바로 이 문제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파라과이의 무장 테러 집단
많은 이들은 남미 지역 조직범죄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마약과 무기 밀매 사업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세간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국가적 특성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파라과이에서는 지난 수년에 걸쳐 무장 테러 단체가 금전적 이윤이나 이념적 목표 달성을 위해 납치와 살인을 비롯한 강력 범죄를 자행하면서 정부는 물론 나라 전체를 큰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이들 집단의 종류와 성격은 다양하지만, 아래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볼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자칭 파라과이 인민군(EPP, Ejército del Pueblo Paraguayo)이다.

EPP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표방하면서 과거 독재 정치를 펼쳤던 호세 가스파르 로드리게스 데 프란시아(José Gaspar Rodríguez de Francia) 박사를 비롯한 역사적 인물을 파라과이 독립의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다. 또한 EPP는 규모와 인지도 면에서 남미 최고를 달리던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Fuerzas Armadas Revolucionarias de Colombia)과도 연관이 있다. FARC는 최근 무장을 해제하기 전까지 콜롬비아의 정세 불안이 최악에 달했던 1960년대부터 시작해 수천 명의 목숨을 빼앗은 것으로 알려진 악명 높은 조직이었다2)

2008년부터 지금까지 EPP가 살해한 것으로 추산되는 파라과이 군경 인력은 약 80여 명이다3). EPP는 이외에도 다수의 납치 사건에도 연루되어 있는데, 그 대상에는 군경 인력 다수와 라울 쿠바스(Raúl Cubas) 전 대통령의 딸, 피델 자발라(Fidel Zavala) 현 상원의원, 오스카 데니스(Óscar Denis) 전 부통령이 포함된다.

현재 EPP가 보유한 무장 인력 규모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존재하지 않으나, 일부 분석에 따르면 목축업 비중이 크고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이 낮은 콘셉시온(Concepción)주, 산페드로(San Pedro)주, 아맘바이(Amambay)주를 비롯한 파라과이 북부 시골 지역에 EPP 구성원 20~100여 명 정도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파라과이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이며, EPP와 같은 테러 집단이 2022년에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이와 같은 지역별 빈곤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EPP의 활동은 파라과이 사회에서 꾸준히 회자되는 주제로, 다른 어떤 이슈와 비교하더라도 정치권과 언론의 독보적인 관심을 받는다. 파라과이 정부의 입장에서 EPP는 자국 안보에 대한 크나큰 위협으로, 특히 선거철에는 테러 집단 문제가 논의의 전면에 부각되기에 2023년에 예정된 대선 기간에도 이에 관한 많은 논의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라과이 정부는 EPP가 자행하는 각종 납치와 공격 사건이 잇따르자 절대적 규모로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 테러 조직에 대응하기 위해 1억 2,800만 달러(한화 약 1,710억 원)를 투자해 인력과 인프라를 확충했으며4), 이는 파라과이처럼 경제 규모가 작은 나라에 있어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EPP 이외에 현재 파라과이에서 활동하는 여타 테러 단체의 사례로는 EPP에서 갈라져 나온 무장농민단(ACA, Agrupación Campesina Armada)을 들 수 있다. ACA는 좌익 무장 단체라는 특성과 전반적 활동 반경을 EPP와 공유하지만, 현지 주민들의 폭넓은 지지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 약 10~20명의 핵심 구성원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ACA는 다양한 불법 행위를 담은 10개조 목표를 내세우면서 납치나 살인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

무장 테러 단체에 대한 역대 파라과이 정부의 대응
위에서 언급한 테러 집단이 등장한 것은 이미 20년도 전의 일이지만, 파라과이의 국내 안보 상황은 지금까지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파라과이 정부는 테러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내놓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파라과이 정부가 자국의 테러 위협과 싸우기 위해 포괄적 성격의 정책을 수립하기 시작한 것은 페르난도 루고(Fernando Lugo) 대통령 재임기(2008~2012년)의 일이다. 루고 대통령은 2010년에 테러 집단의 영향권에 들어간 지역을 대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약 3,000명의 병력과 지원 예산을 투입한 안정화 작전을 개시했다(BBC, 2010). 하지만 이 노력도 결국 테러 집단 소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실패한 채로 마무리되었다.

루고 대통령 이후 정권을 인계받은 오라시오 카르테스(Horatio Cartes) 정부(2013~2018년)는 의회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통령이 사전 통지 없이도 병력을 동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군사적 권한 강화 법안을 제안했다(Reuters, 2013). 이는 원래 국내 테러리즘 세력과 더욱 효과적으로 싸우기 위한 시도였지만, 실제로 테러 집단 축출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을지는 아직 의문으로 남는다. 게다가 이 법안은 행정부가 쥐게 될 막강한 권력의 해악을 염려한 파라과이 시민사회의 반대 시위로도 이어졌다. 장장 35년에 이르는 긴 독재를 경험한 파라과이 국민들은 광범위한 군사적 권한을 쥔 행정부의 부활을 큰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카르테스 정부는 테러리즘은 물론 해당 문제와 연관된 여러 다른 분야까지 아우르는 최초의 테러 대응 종합 대책을 수립하기도 했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2013년 행정명령 제11200 호에 의해 승인된 ‘돈세탁, 테러 자금지원, 대량살상무기 확산 자금지원 대응을 위한 파라과이 국가 전략 계획5)’이다. 이 계획은 미주개발은행(IDB,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의 지원을 바탕으로 마련된 것으로6), 역내 국제기구인 IDB가 이 계획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파라과이의 테러 위협이 당시 얼마나 중요한 문제로 받아들여졌는지를 잘 보여준다. 파라과이 정부는 정부 기관 간 조율을 중점에 두었던 이 계획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하지만 조율 계획 수립과 막대한 재정 투입에도 불구하고 파라과이의 테러 현황은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못했고, 이후로도 납치 및 살인 사건의 빈도는 계속해서 증가했다.

2022년 EPP 지도자의 죽음이 불러온 정치적 폭풍
2022년에 파라과이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으로는 EPP의 최고위 지도자 중 하나인 오스발도 빌랄바(Osvaldo Villalba)가 테러 대응을 담당하는 합동 태스크포스에 의해 아맘바이 지역에서 사살된 일을 꼽을 수 있다.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Mario Abdo Benítez) 파라과이 대통령은 이를 정부가 거둔 중요 성과로 소개했지만, 이를 계기로 파라과이 정국은 예상치 못한 격랑에 휘말리게 된다. 오스발도 빌랄바는 파라과이 당국에 구금되어 있던 EPP의 또 다른 주요 구성원인 카르멘 빌랄바(Carmen Villalba)의 남동생이었는데, 카르멘은 자신이 직접 오스발도의 시신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게 해주지 않으면 EPP가 보복 학살을 일으킬 것이라 경고했고, 파라과이 당국은 특별 조치를 통해 이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특별 조치가 국민의 큰 반발을 사면서 파라과이 정부에 대한 대대적인 공분이라는 결과를 불러왔고, 이가 관리 당국의 단순한 오판이었는지, 혹은 테러 집단의 보복 위협에 대한 정부의 굴복이었는지의 문제도 공론화되었다. 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EPP가 자행한 납치 및 살인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들로, 이들은 정부가 살인자이자 테러리스트인 오스발도와 그의 누나인 카르멘에 특혜를 부여했다면서 크게 분개했다. 참고로 EPP는 지금도 3명의 파라과이 국민을 인질로 잡고 있는 상태이다.

대중의 비판에 직면한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대통령은 해당 조치가 시행된 당일에 에드가르 타보아다(Edgar Taboada) 당시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고위 책임자를 직권 경질하면서 파라과이 정치권과 언론에 폭풍을 몰고 왔다. 이 사안의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아직도 조사가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더욱 많은 정부 인사가 경질될 가능성도 있다. 파라과이 의회(Congreso)에서도 다수의 의원이 구금 상태에 있던 범죄자가 테러리스트 남동생의 시신을 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범죄자에 대한 부당한 특혜에 해당한다며 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8).

다만 객관적으로 이번 사태를 평가하자면, EPP 활동에 대응한다는 파라과이 정부의 책무 자체가 그 어떤 경우에도 대중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성격을 지녔다는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EPP 등 테러 위협 대응 정책을 지휘했던 파라과이 정부 중에서 국민적 호응을 얻을 만한 성과를 낸 경우는 전무하다는 점에서 모두의 찬사를 받는 테러 대응 정책 완수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어찌 되었든, 오스발도 빌랄바의 죽음은 EPP가 촉발한 사태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큰 수준의 파장을 낳고 있으며, 향후 선거에서도 이 사안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기능할 수 있다.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현 파라과이 대통령이 소속된 보수 계열 적색당(Partido Colorado)은 서론에서 언급한 독재자인 스트로스너 전 대통령의 정당이기도 하며, 현재 여론 동향에 따르면 적색당은 2023년 대선에서도 정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만약 야당 측이 적색당 이외 모든 정당을 규합한 연합전선을 구성하는 데 성공한다면 적색당의 정권 유지도 위험해질 수 있는데, 지난 2018년 대선에서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대통령과 2위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약 3%p에 불과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사태가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파라과이 테러 집단 소탕이 어려운 이유
외부인의 입장에서는 상대적 규모가 작은 데다가 국가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지역에 숨어 있는 테러 집단이 어떻게 당국의 소탕 노력을 번번이 좌절시키면서 파라과이 전체를 혼란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지를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한다.

가장 먼저 지적할 요인은 파라과이 북부에서의 정부 통제력 부재와 빈곤 문제로 공중보건이나 기초 인프라와 같은 필수 공공 서비스도 제공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지 주민들이 테러 집단에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PP와 같은 테러 집단은 자금과 식량을 기증하거나 부유층에게서 빼앗은 물품을 나누어 주면서 대중의 환심을 사고자 하는데, 이들은 실제로 지역사회에서 빈곤층에 물품을 양도하지 않는 부유층을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고 위협해 왔다9). 그 결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부유층 가정 다수가 테러 집단의 분노를 사지 않기 위해 빈민이나 원주민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고 있다. 즉, 이들 지역에서는 테러 집단이 파라과이 정부 대신 지역사회의 공공 서비스와 인프라 공급원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은 EPP가 라틴아메리카에서 아직도 마르크스주의를 표방하는 극소수의 최후 주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때 EPP와 유사한 길을 걸었던 FARC는 콜롬비아 정부와의 타협이 성사된 이래 정식 정당으로 탈바꿈했고, 이후 구성원 대부분이 극단적 좌익 사상을 버리고 기성 정치권에 편입되었다. 이처럼 좌익 이념을 표방했던 각국의 무장 집단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며 무기를 내려놓고 표심을 확보해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대안으로 선회했고, 라틴아메리카의 마르크스주의 계열 사상은 이전의 극단적 색채를 벗고 민주적 제도권의 일부가 되었다. 일례로 현재 칠레 행정부는 공개적으로 사회주의 이념을 표방하고 있고,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 대통령도 21세기의 사회주의자를 자처한다. 또한, 최근 역내 최대 규모의 경제와 영토를 지닌 브라질에서 3선에 성공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전 대통령도 사회민주주의적 이상에 친화적인 정책 기조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EPP는 이러한 주류 경향과는 달리 아직도 전통적인 마르크스-레닌주의 담론이나 유산자와 무산자 사이의 계급 투쟁 개념을 고수하고 있다.

파라과이 정부가 테러 집단을 자국에서 축출하는 데에는 상기한 요소 이외에도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먼저 테러 조직이 민중 내로 스며들어 있기에 이들이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장소를 특정하기 어렵다. 즉, 일반 지역사회와 구분되어 이들 집단이 독점적으로 통제하는 장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통상적인 전법을 동원한 소탕 작전 전개가 불가능하다. 다음으로, 100명에도 미치지 않는 EPP의 조직 구성원들이 개별 도시에 흩어져 있기에, 테러 집단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이 구성원 수에 비해 넓어 소탕 작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아울러 병력 운용이 어려운 대규모 산림과 야생 그대로의 지형을 보유한 파라과이의 지리적 특성, 그리고 국가 내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에 정부의 통제력이 거의 닫지 않는다는 행정적 한계도 문제로 지적해 볼 수 있다.

결론 및 전망
파라과이의 대표적 테러 집단인 EPP는 현재 정부 전복을 기도하는 활동을 전개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며, 영향권을 기존보다 확대하거나 병력 규모를 늘리고자 하는 움직임도 관찰되지 않는다. 한편 파라과이 정부도 위에서 설명한 다양한 문제 때문에 오스발도 빌랄라 사살과 같은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적극적인 EPP 소탕 작전을 벌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분쟁의 양측 모두가 현상유지라는 선택지로 기울면서 앞으로 몇 년간은 파라과이의 EPP 문제가 급격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한편 FARC와의 분쟁 종식에 성공한 콜롬비아를 파라과이의 테러 집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선례로 삼는다는 방안도 존재한다. 즉, EPP가 무장을 해제하고 분쟁 종식에 합의하는 대신 과거 행적을 사면받고 정식 정당으로 탈바꿈해 의회 등 정치권에 진출한다는 선택지를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결정은 단순히 정부 지도층의 승인만으로 실현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에 먼저 대중의 폭넓은 동의를 구해야만 하는데, 현재 파라과이의 여론을 감안하면 EPP 구성원에 대한 사면 조치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파라과이 사회 일각에는 정부가 군사력을 증강해 테러 집단 축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EPP 문제를 군사적으로 해결하려는 접근법이 극심한 빈곤과 빈부격차 문제를 안은 파라과이 북부 지역에서 생계 보전과 공평한 기회 보장을 요구하며 벌이는 사회적 투쟁을 단순한 범죄로만 바라본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이처럼 정부 차원에서 뾰족한 해결책도 나오지 않는 데다가 국내 의견조차 통일되지 않으면서, 파라과이에서 테러 집단과의 분쟁 종식이나 이들이 벌인 범죄 행위에 대한 법적 정의 실현은 여전히 요원한 과제로 남아있다.



* 각주
1) BBC (May 27, 2016). “4 keys to understanding the Condor Plan, the company of death created by military regimes in South America”. Retrieved from: https://www.bbc.com/mundo/america_latina/2016/05/160524_america_latina_plan_operacion_condor_argentina_uruguay_bolivia_brasil_paraguay_jcps
2) EuroNews. (2022). "The EPP, the small guerrilla that sows terror in Paraguay with kidnappings and murders" Retrieved from: https://es.euronews.com/2022/05/20/el-epp-la-pequena-guerrilla-que-siembra -the-terror-in-paraguay-with-kidnappings-and-murders#:~:text=However%20%2C%20them%20has%20been,it%20one%20of%20the%20v%C3%ADctimates
3) Ibid.
4) Ultima Hora, 2021
5) 원문: Plan Estratégico del Estado Paraguayo (PEEP) de Lucha Contra el Lavado de Activos (LA), Financiamiento del Terrorismo (FT) y Financiamiento de la Proliferación de Armas de Destrucción Masiva (FP).
6) Seprelad, 2013
7) Paraguay Republic Presidency. BY WHICH THE STRATEGIC PLAN OF THE PARAGUAYAN STATE TO FIGHT AGAINST MONEY LAUNDERING, THE FINANCING OF TERRORISM AND THE PROLIFERATION OF WEAPONS OF MASSIVE DESTRUCTION IS APPROVED. (2013). Obtenido de: http://digesto.senado.gov.py/ups/leyes/10777%20.pdf 
8) Abc Color, 2022
9) Paraguay. (Sep 28, 2017) “Mennonites made donations to indigenous communities“ Retrieved from: https://www.paraguay.com/nacionales/menonitas-realizaron-donaciones-a-comunidades-indigenas-168687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