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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중남미, 외교 정세 변화 속에 2023년 맞이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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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좌파 정부 수립 후 

반 정부 무장 단체 및 베네수엘라와의 관계 개선 급진전


핵심 반 정부 단체와 평화 협상 시작

콜롬비아 정부와 반 정부 무장 단체 사이의 화해 무드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 콜롬비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곧 반 정부 단체를 무력으로 진압하려 했던 과거 정부의 정책을 답습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항구적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발언해 왔다. 지난 2022년 8월 취임 선서 이후 페트로 대통령 정부는 대화 의지를 거듭 표명한 끝에 2022년 연말 경  주요 반 정부 단체와 평화 협상에 착수하는 성과를 보였다. 페트로 정부는 반군들 중 규모가 가장 컸던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Fuerzas Armadas Revolucionarias de Colombia) 잔존 세력을 평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그리고 뒤이어 이번 평화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콜롬비아 민족해방군(ELN, Ejército de Liberación Nacional) 역시 페트로 정부와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콜롬비아의 고질적인 골칫거리였던 양대 반 정부 무장 단체 모두 현 정부와 무력 충돌을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성과는 페트로 정부가 우파 일색이었던 이전 정권과는 달리 좌파 성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페트로 대통령의 전임자였던 이반 두케(Ivan Duque) 전 대통령이 ‘무장 단체와의 타협은 없다'고 선언하며 친미 외교 노선을 이용하여 무장 단체 조직원 색출에 나섰으나 페트로 대통령은 그와는 정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여기에, 반 정부 게릴라 단체 출신이라는 페트로 대통령의 이력 또한 반 정부 무장 단체의 신뢰를 얻는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1차 협상 성공리에 마무리…임시 휴전도

페트로 정부와 민족해방군이 중립 지대인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Caracas)에서 만났다. 2017년 잠시 평화 협상을 벌이기도 했으나, 2019년 차량 폭탄 테러로 대화가 단절되었던 양측이 3년 만에 마주한 것이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협력 속에 협상을 벌인 페트로 정부와 민족해방군은 협상 시작 12일 만에 1차 평화 협상 종료를 알렸다.  페트로 정부에 따르면 민족해방군은 첫 협상에 성실히 임했으며, 억류 중인 인질 석방을 약속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공동성명을 통해 양측은 협상이 건설적이고 의미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1차 협상에서는 인질 석방과 같이 당장에 해결해야 할 이슈를 주로 다루었으며, 갈등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근본적이 문제는 차후 다루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양측이 상호간에 무력 사용을 완전히 중단한다는 협의는 도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페트로 정부와 민족해방군은 양측의 합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앞으로 있을 협상에 동석할 참관국 선정에 합의하는 한편 정부는 민족해방군 핵심 인물에 대한 수배령을 일시 중지하고 민족해방군은 무력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약속하는 성과가 있었다.

한편, 민족해방군과 첫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페트로 정부는 기타 군소 반 정부 무장 단체와 임시 휴전에 합의하기도 했다. 각지의 무장 단체가 2022년 연말~2023년 연초 사이에 무력 활동 중단을 약속했고, 일부 단체는 앞으로 특별한 사건이 없는 한 정부군과의 교전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對베네수엘라 외교 회복
페트로 정부 출범 이후 이전 정부와 확연히 달리진 또 다른 점은 베네수엘라와의 관계가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친미 성향이 강했던 이전 정권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시작하자 미국의 정책 기조에 맞추어 베네수엘라와 단교했다. 그러나 페트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베네수엘라에 특사를 보내고 초기 해외 순방지로 베네수엘라를 택하는 등 관계 개선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베네수엘라 역시 이러한 페트로 정부의 입장을 환영하면서, 앞으로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가 다시 끈끈한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니콜라스 마두로(Nicholas Maduro)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페트로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직접 맞이하는 한편, 페트로 정부가 반 정부 무장 단체와 평화 협상을 할 중립 지대를 찾자 카라카스에 장소를 마련해 주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페트로 대통령 역시 민족해방군과의 평화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데에는 베네수엘라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며 베네수엘라 정부의 호의에 화답하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콜롬비아-베네수엘라 국경 완전 재개방
2023년 1월 1일 새해 첫날,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정부가 양국을 잇는 티엔디타스(Tienditas) 다리 재개통 행사를 거행했다. 해당 행사에는 고위급 인사인 게르만 우마냐 멘도자 (Germán Umaña Mendoza) 콜롬비아 산업무역관광부(Ministerio de Comercio, Industria y Turismo) 장관과 티엔디타스 다리가 통과하는 베네수엘라 타치라(Tachira)주의 프레디 버날(Freddy Bernal) 주지사가 자리하여 이번 티엔디타스 다리 재개통 행사에 대한 양국의 관심이 어떠한지 보여주었다. 티엔디타스 다리는 2016년 완공되었으나 이후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완공 후 대부분의 기간을 폐쇄 상태로 방치되어 양국 갈등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다. 따라서, 이번 재개통식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관계 진전을 공식적으로 축하하는 자리라고도 볼 수 있다. 실제로, 티엔디타스 다리 재개통으로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사이를 잇는 모든 지상 도로가 완전히 개방되었다. 이는 페트로 정부와 마두로 정부가 상대국에 대한 지상 국경 재개방 합의에 이른지 약 4개월 만에 이룬 성과였다.
베네수엘라와 쿠바, 미국과 관계 회복 조짐

미국 에너지 기업 쉐브론, 베네수엘라 작업 재개
미국의 對베네수엘라 경제 제재가 다소나마 완화되었다. 미국계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쉐브론(Chevron)은 미 정부의 승인 아래 베네수엘라 내에서 원유 채굴 사업을 재개한다. 이는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제재를 시작하면서 쉐브론이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한 지 약 3년 만이다. 작업 재개에 앞서 쉐브론은 수차례 미 정부에 베네수엘라 프로젝트 재개 허가를 요청했다. 수개월 이상의 검토 끝에 쉐브론은 미 정부로부터 제한적인 업무 협상 논의가 가능하다는 허가를 얻어냈고, 그 즉시 베네수엘라 국영 에너지 기업 PDVSA(Petróleos de Venezuela)와 업무 협약 조약을 맺었다. 쉐브론이 PDVSA와의 합작법인을 다시 가동하게 되자, 이를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제재 완화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해석이 이어졌다.

미 정부가 쉐브론의 베네수엘라 사업 재개를 허가한 데에는 지난 2022년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원유 공급 감소와 미국-사우디의 관계 악화가 영향을 주었고, 따라서 그러한 요소가 해결되면 대베네수엘라 제재가 다시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대치가 가까운 시일 내 종료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는 가운데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은 전임자인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다자간 협력 외교를 강조하고 있고, 여기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수급처를 좀 더 다각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어 미국이 이전처럼 강력한 제재 기조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두로 대통령, 미국과 관계 개선 희망 표현
한편, 경제 제재 기간 동안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어조에도 조금의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현지 시각으로 2023년 1월 1일 가진 베네수엘라 국영 TV 방송국과의 새해 첫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는 현 미 정부는 물론 차기에 들어설 정부와도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국영 방송을 통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공개적으로 미국과 대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마두로 대통령이 태세 전환의 가능성을 엿보인 데에는 바이든 정부가 마두로 정권을 베네수엘라의 적법한 정부로 인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부정 선거로 대통령직을 불법 점유했으며, 따라서 베네수엘라 야권 연합 대표인 후안 과이도(Juan Guaido)를 베네수엘라의 정식 대표로 간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외교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시발점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는 지난 2022년 야권 연합이 후안 과이도 중심의 과도 정부를 해산하겠다는 뜻을 보이자, 그러한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후원을 받았던 후안 과이도가 정치적으로 실패했음을 인정하는 동시에 마두로 정부를 베네수엘라 대화 채널로 공식 인정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베네수엘라 역시 조심스럽게 미국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놓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쿠바, 미국과 해빙 모드…직항편 재개에 비자 발급까지
베네수엘라보다 앞서 미국의 제재를 받은 대표적인 중남미 반미 국가 쿠바 역시 미국과의 관계 개선 징후를 보이고 있다. 먼저, 미 교통부(Department of Transportation)는 지난 2022년 9월 자국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s)과 제트블루(JetBlue)에 쿠바 직항 노선 취항 허가를 내렸다. 뒤이어 2022년 12월에는 또다른 대형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과 델타항공(Delta Airlines)에도 쿠바 취항이 가능하다고 알렸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 시절 쿠바 취항을 중단했던 미국계 항공사는 2023년부터 쿠바행 노선을 다시 운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2023년에 쿠바 국민에 대한 미국 입국 비자 발급 업무도 다시 시작한다. 2022년 제이크 설리반(Jake Sullivan)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의장이 미국과 쿠바 정부가 상대국에 대한 비자 발급 프로그램 재개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후 수개월 후, 미 정부는 駐쿠바 대사관의 비자 발급 재개 확정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2017년 駐쿠바 대사관이 비자 발급 업무를 중단하고 약 6년 만이다. 이처럼, 미국이 민간 항공사 직항편 운행과 비자 발급 업무 재개를 시작하면서, 양국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 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미 정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미국에 가족을 둔 쿠바인의 미국 입국을 우선적으로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며, 쿠바 역시 미 정부의 골칫거리인 불법 이민자 관련 문제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쿠바, 국제 사회에 미국의 제재 중지 요청 및 미국 대표단 맞이
쿠바는 미국과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외교 실타래를 푸는 동시에 자국에 대한 미국의 오랜 제재를 없애기 위해 국제 사회에 마련된 채널도 이용하고 있다. 쿠바는 UN 총회에서 미국의 제재가 쿠바 국민을 빈곤에 빠뜨리는 비인도적인 행위이며, 따라서 미국이 즉각 대쿠바 제재를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UN은 미국의 대쿠바 제재를 규탄하는 결의문을 총회 안건으로 올렸고, 투표에 참여한 187개국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을 제외한 185개국이 결의문 채택에 찬성했다. 비록 강제력이 없는 결의문이지만, 이는 외교적으로 미국을 압박할 수단이 될 수 있다.
한편,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 신호는 미 의회의 움직임에서도 포착된다. 미국은 2022년 연말 최소 3명 이상의 하원 의원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쿠바를 찾아 미구엘 디아스 카넬(Miguel Díaz-Canel) 쿠바 대통령과의 회동을 가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측이 어떠한 대화를 나누었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집권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이 쿠바를 찾아 고위급 회동을 가졌다는 데에서 쿠바와 미국의 관계 변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쿠바와의 회담 사실을 알리면서 이번 만남이 가벼운 대화를 위한 방문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페루, 멕시코와 관계 악화...
양국의 좌파 연대 균열 가능성 커져

페루, 멕시코 대사 추방
페루가 멕시코 대사를 추방했다. 2023년 새해 직전, 페루 외교부(Ministerio de Relaciones Exteriores)는 파블로 몬로이(Pablo Monroy) 駐페루 멕시코 대사에게 페루를 떠나라고 명령했으며, 이에 몬로이 대사는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페루 정부가 멕시코 대사를 추방한 이유는 멕시코 정부가 페드로 카스티요(Pedro Castillo) 전 페루 대통령 탄핵을 정면 비판하면서, 카스티요 전 대통령 가족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페루 외교부가 몬로이 대사 추방을 공식 결정한 시점도 駐페루 멕시코 대사관이 카스티요 대통령 가족이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대통령 탄핵으로 정국과 사회 혼란 커진 페루
페루가 멕시코 대사를 추방하기 몇 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2022년 12월 7일, 페루 국회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다. 이미 두 차례나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안이 상정되었고 이전까지는 탄핵안을 부결했던 페루 국회였지만,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국회 해산과 총선 재실시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급히 탄핵안을 재상정하여 통과시켰다. 페루는 헌법상으로 국회의 탄핵안 가결만으로 대통령 자격 박탈이 가능하기 때문에, 탄핵안 가결 즉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권리를 모두 잃게 되었다. 비록 취임 후 지지율이 계속 하락했던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지만 오랜 기간 우파 정권이 지배했던 페루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어 냈기에 탄핵 직후 지지자들의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페루 곳곳에서 시위대를 형성했으며, 새로 취임한 디나 볼루아르테(Dina Boluarte)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동시에, 대통령 선거를 다시 실시하는 한편 지금의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기 시작했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시작된 시위는 해가 바뀐 2023년 1월에 들어서도 그치지 않고 있다. 페루 정부는 시위를 강경 진압하기 시작했고, 시위대와 진압 병력 사이의 충돌로 수십 명의 사망자와 수백 명의 부상자가 나오는 등 인명 피해도 커지고 있다. 결국, 페루 정부는 수도 리마(Lima) 등 대규모 시위가 발발하는 주요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멕시코 대통령, 카스티요 전 대통령 지지 의사 표명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직후부터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멕시코에 망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駐페루 멕시코 대사관에 카스티요 전 대통령 측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페루 새 정부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페루 외교부는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언동과 행동이 내정간섭 행위라고 비판하는 한편, 멕시코가 페루의 내부 사정에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남미 핑크타이드에 생긴 잡음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은 모두 정치적으로 좌파 성향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중남미 지역에서 일어난 핑크타이드(Pink Tide)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카스티요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정권 교체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에서는 승리했지만 국회에서는 여전히 소수당의 위치였던 페루 좌파 진영은 결국 우파 정당이 주도한 탄핵으로 인해 정권 교체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새로 취임한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후 국회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정부가 우파 진영에 정치적 영향력의 상당 부분을 넘겨주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페루가 다시 정치적으로 우회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도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페루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탄핵 이후에도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볼루아르테 정부와는 협력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중남미 핑크타이드의 부활을 이끌었던 페루와 멕시코는 관계 분열의 씨앗을 품은 채 2023년을 맞이하였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중남미 권역 내 협력 강화 도모

브라질 새 정부, 베네수엘라와 관계 회복 의지 보여
2023년 1월 1일 취임한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대통령이 새해 벽두 기자 회견에서 베네수엘라와의 외교 채널을 다시 열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의 전임자인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전 대통령 재임 시기인 2019~2022년 對베네수엘라와 외교를 중단했다. 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야권 연합 대표를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극우 성향이었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는 반대로 좌파 정치 색체를 띄고 있는 룰라 대통령은 같은 좌파 성향의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를 베네수엘라를 대표하는 적법한 정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베네수엘라 외교 관계 회복을 발표하기 조금 앞선 2022년 12월 30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업무를 중단했던 駐브라질 베네수엘라 대사관의 기능을 원복한다고 발표하는 등, 룰라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양국은 외교 관계를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룰라 대통령, 중남미 커뮤니티의 협력 강화 강조
룰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이슈 외에도 외교적으로 전임자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독단적이고 극우 성향을 보였던 자신의 정치적 색채처럼 자국 개발 우선 주의를 앞으로 내세우는 한편, 외교적으로도 브라질을 상당히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중남미 공통의 환경 문제 대응 측면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반면 룰라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일부 국가와의 친선에 편중되었던 외교 관계를 재정립해야 하며, 특히 같은 중남미 국가 사이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아르헨티나를 선택했는데, 이는 對베네수엘라 외교 채널 복원과 마찬가지로 중남미 국가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브라질에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투자자금 확보
한편,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에서 바카 무에르타(Vaca Muerta)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구축 투자를 유치했다. 브라질 개발은행(BNDES, Banco Nacional de Desenvolvimento Econômico e Social)은 최근 바카 무에르타 핵심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6억 8,900만 달러(한화 약 8,510억 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해당 파이프라인 인프라는 바카 무에르타 지역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설이 될 것이라고 아르헨티나 정부는 언급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무역 활성화 위한 공통 통화 도입 논의
중남미 국가 사이의 연대 강화 움직임은 경제블록 메르코수르(Mercosur) 회원국을 중심으로 한 공통 통화 도입 논의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정회원국으로 참여 중인 중남미 최대 경제블록의 하나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정부는 EU의 유로와 유사한 공통 통화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공통 통화 도입을 검토한 이유가 중남미 지역 내 무역을 지금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가지 특징은, 유로를 도입하면서 각국의 고유 통화를 없앤 유로존과는 달리,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각국의 법정 통화는 지금처럼 유지한 채, 오직 무역을 위한 새 통화 창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룰라 대통령은 공통 통화 도입 검토를 언급하면서, 중남미 각국 사이의 경제적 협력과 연대를 제고하기 위해서라는 이 같은 제안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23년에 접어들면서, 브라질은 새 정부를 출범시켰고 그 결과 브라질의 외교 노선에 많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중남미 최대 인구 국가이자 핵심 경제국인 브라질이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인근 국가의 외교 노선도 그에 맞추어 변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콜롬비아 최초의 좌파 정권 탄생 등 지난 몇 년 간 불어온 핑크타이드도 중남미 외교 관계 지형 변화를 촉진하는 모습이다. 최근 정권 변화가 크게 일어난 중남미에서 외교적 역학 구도가 어떻게 형성되어 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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