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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튀르키예 대통령, 지진 피해에도 선거 일정 강행
튀르키예 EMERICs - - 2023/03/17
☐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 일정 고수할 것이라 밝혀...지진 대응으로 선거 구도 불리한 상황
◦ 튀르키예 대통령, 지진 여파에도 5월 선거 일정 고수할 것이라 밝혀
- 당초 2023년 6월 18일로 예정되어 있던 튀르키예의 대통령 선거와 총선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튀르키예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5월 14일로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 그러나 2월 6일 대지진 발생 이후 피해 수습과 인프라 붕괴 등의 이유로 튀르키예 정치권에는 선거 일정에 대하여 여야가 각기 다른 주장을 펼쳤다. 뷜렌트 아른츠(Bulent Arinc) 의원을 비롯한 집권 여당 정의개발당(AKP)의 정치인들은 지진 피해가 발생한 10개 주에서 투표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될 때까지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반면,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리치다로을루(Kemal Kilicdaroglu)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헌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선거 일정 연기는 헌법상 전시 상황에만 허용된다며 예정대로 5월에 선거를 치를 것을 주장했다. 또한, 클리치다로을루 대표는 지진으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모든 유권자의 식별 번호와 같은 개인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주소 변경 문제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선거를 연기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쿠르드(Kurd)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의 의원은 의회 동의 없이 선거 일정을 연기하는 것은 ‘정치적 쿠데타’라고 말했다. 이후 3월 1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5월 14일 신의 뜻대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 말하며 선거 일정이 확정되었고,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들도 지진 피해 지역의 선거 준비에 착수했다.
◦ 대지진 이후 늦은 대응과 미흡한 예방조치로 여당 후보에 불리한 선거 구도
-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진 발생 이후 늦은 대응과 예방 실패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특히, 비교적 최근 건설된 건물도 붕괴되어 다수의 건설업자가 체포되고 법적 처벌을 받고 있으나, 야당과 해외 비평가들은 근본적으로 부실공사를 막지 못한 정부는 아무런 책임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2월 6일 지진 발생 직후 수색·구조 작업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지진 피해 지역에서 국제 언론사 로이터 통신(Reuters)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일부 주민은 전통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해 왔으나 구조 작업이 지연되면서 여당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발언했다.
- 정부의 늦은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응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구조대원들은 최선을 다했으며 추운 겨울 날씨와 붕괴된 도로로 인해 구조 작업이 늦어졌다고 답했다.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1년 내 주택 재건을 약속하며, 핑계 뒤에 숨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 말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이 리라화 가치 하락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이 하락세에 있었지만, 선거를 앞두고 다시 회복 중인 과정에서 지진으로 재차 타격을 입어 선거에는 불리해진 것으로 보고있다.
☐ 야당 연합은 단일 대선후보 선출...지지율 에르도안 대통령에 10%p 이상 앞서
◦ 6개 야당 연합, 제1 야당의 클리치다로을루 대표를 단일 후보로 선출
- 6개 야당 연합은 2월 단일 대선 후보 선출을 계획했으나 지진으로 연기했으며, 야당 연합 중 민족주의 성향의 좋은당(Good Party)이 이스탄불(Istanbul) 시장인 에크렘 이마모을루(Ekrem Imamoglu)를 지지하면서 내부 분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3월 6일 야당 연합은 3일간의 논의 끝에 CHP의 클리치다로을루 대표를 단일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데 합의했다. 클루치다로을루 대표는 국가의 번영과 평화를 목표로 하며,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합의와 협치를 통해 튀르키예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 전문가들은 클리치다로을루 대표는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Mahatma Ghandhi)와 육체적으로나 성격적인 측면에서 닮은 부분이 많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반대 성향의 인물이며, 현대 튀르키예를 건국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urk)와 마찬가지로 세속주의적 성향의 정치인이라 분석했다.
- 추구하는 통치 방식에 대해서도 클르치다로을루 대표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상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전문가들은 클리치다로을루 대표는 카리스마는 없지만, 국가 제도를 존중하고, 권력 분산, 협의와 타협에 의한 통치를 추구하는 정치인이라 설명했다.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업가적인 특성을 보이고 1인 통치를 추구해 왔다면, 클리치다로을루 대표는 절차를 중시하는 관료에 가까우며, 의회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정책에 있어 클리치다로을루 대표는 친(親)서방적인 성향이며, 러시아와 서방 사이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지적할 것이라 공언했다.
◦ 다수 여론조사에서 클리치다로을루 대표의 지지율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앞서
- 다수의 여론조사 기관에서 클리치다로을루 대표가 에르도안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튀르키예 여론조사 기관 악소이 리서치(Aksoy Research)의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케말 클리치다로을루(Kemal Kilicdaroglu)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55.6%로 조사되었다. 알프 리서치(Alf Research)의 여론조사에서도 클리치다로을루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55.1%, 에르도안 대통령이 44.9%로 조사되었고, 피아르 리서치(Piar Research)의 여론조사에서는 클리치다로을루 대표의 지지율이 57.1%, 에르도안 대통령이 42.9%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 정치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지진 피해 수습 과정에서 정부의 미흡한 모습이나 6개 야당 동맹이 각기 다른 계층의 사람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단일 후보로 선출된 클리치다로을루 대표는 노련한 정치가이며, 야당 동맹이 추진력을 얻으면 향후 지지율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치 전문가들은 야당의 선거 전략이 단순히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그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지진 대응 미흡으로 생긴 대중의 분노를 야당이 무기로 활용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비극을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비추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Polls show Erdogan lags opposition by more than 10 points ahead of May vote, 2023.03.13.
Eurasia Review, Turkey: Opposition Making Gains In Opinion Polls Ahead Of Elections, 2023.03.13.
CNN, Erdogan’s ‘polar opposite’ wants to replace him as president of Turkey, 2023.03.08.
BBC, Turkey opposition names Kilicdaroglu as joint challenger to Erdogan, 2023.03.06.
Deutsche Welle, Turkey: Erdogan signals May elections despite earthquake, 2023.03.01.
Reuters, Erdogan indicates Turkey elections to be in May, three months after quake, 2023.03.01.
Middle East Eye, Turkey earthquake: The opposition doesn't want to delay the elections, 2023.02.14.
France24, Quake stalls election campaign of Turkey's splintered opposition,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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