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세르비아, 두 차례 연속 총기 난사 사고로 충격에 휩싸여

세르비아 EMERICs - - 2023/05/20

☐ 5월 초 세르비아에서 이틀 간격으로 총기 난사 사고 발생

◦ 5월 3일 세르비아 수도 내 초등학교에서 13세 소년이 총기 난사...10명 사망
- 5월 3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Belgrad)의 부촌 브라차르(Vračar)에 위치한 블라디슬라브 리브니카르(Vladislav Ribnikar) 초등학교에서 13세 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학생 8명과 경비원 1명이 사망했고, 학생 6명과 교사 1명이 다쳤다. 프랑스 외무부에 따르면, 사망자 중에는 프랑스 국적의 여학생이 포함되었다. 범인은 범행 직후 경찰에 자진 신고하여 체포되었으며, 경찰에 따르면 체포 당시 피의자의 가방에서 9mm 권총과 소구경 권총, 탄창, 화염병 4개가 발견되었다. 조사 결과 총기는 부모가 금고에 소지하고 있던 것이었으며, 피의자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범행에 사용했다. 이에 피의자의 부모도 체포되었으며, 부친은 과거 아들과 함께 사격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교내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사상 최초로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 피의자는 체포 직후 마약, 알코올, 향정신성 물질 검사를 받았고, 약물을 사용한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교우 관계가 나빠지면서 학급을 변경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는 구금된 상태로 심리검사를 받고 있으며, 죄를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특수 정신병원에 수감될 것으로 알려졌다. 5월 15일에는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소녀가 사망하여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었으며, 세르비아 보건부는 응급 수술과 집중 치료에도 불구하고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환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 한편, 범인의 나이가 13세로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알렉산다르 부치치(Aleksandar Vučić) 세르비아 대통령은 사건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형사 책임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세르비아법에 따르면, 미성년자는 만 14세 이상부터 형사 처벌 대상이며, 부치치 대통령은 연령을 만 12세까지 낮출 것을 제안했다. 이어 부치치 대통령은 범인이 자신이 기소되지 않을 것을 알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검찰은 아들을 사격 연습장에 데려가 무기 사용을 훈련시킨 혐의로 피의자의 아버지에게 최대 12년을 구형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교내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다른 도시에서도 총기 난사로 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
- 교내 총기 난사 사건 이후 5월 4일 믈라네도바츠(Mladenovac)주의 두보나(Dubona), 세프신(Sepsin), 말리 오라세(Mali Orasje) 마을에서 21세 남성이 차량을 몰며 자동 소총을 난사해 8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 수색을 위해 600명의 경찰관과 특수부대가 투입되었으며, 열화상 카메라, 헬리콥터가 동원되었다. 수색 끝에 범인은 친척 집에 숨어있다가 체포되었으며, 현장에서 수류탄, 자동 소총, 탄약이 함께 발견되었다. 경찰은 범인의 할아버지와 삼촌도 함께 체포했다.
- 범인은 학교 운동장에서 말싸움을 벌인 뒤 총기를 가지러 떠났고, 이후 차량을 몰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무작위로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으며, 사망자 중에는 비번인 경찰관과 그의 여동생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카 그루이치치(Danica Grujicic) 세르비아 보건부 장관은 많은 피해자가 다발성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지만, 모두 안정적인 상태라 밝혔다. 부치치 대통령은 사건 브리핑에서 범인이 네오나치(Neo-Nazi)의 상징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밝혔으며, 해당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 정부는 총기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으나 시민들은 사고 예방에 실패한 책임자 사퇴 요구

◦총기 난사 사고 발생 이후 부치치 대통령은 총기 규제 강화 정책 발표 
- 5월 5일 부치치 대통령은 정부가 총기와 관련된 규제를 긴급 개정할 것이라 밝혔다. 부치치 대통령은 무기 구매 조건을 더 엄격하게 할 것이며, 정부에 총기 환매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이어 학교 보안을 위해 1,200명의 새로운 경찰관을 채용할 것이며, 6월 8일까지 총기, 폭발물을 포함한 불법 무기 소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반납할 경우, 어떠한 형사적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사면 기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불법으로 무기를 소지하다 적발될 경우,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총기 소지자들의 경우,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약물 검사와 의사 진단을 받아야 하며, 당국은 무기가 등록된 주소에 방문하여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총기를 압수하고 엄벌에 처할 것이라 경고했다.
- 5월 8일 세르비아 당국은 자발적 무기 반납이 시작된 이후 약 1만 3,500개의 무기가 반환되었다고 밝혔다. 반납된 무기에는 소총, 자동화기, 권총, 수류탄, 대전차 로켓 발사기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치치 대통령은 반납된 무기의 절반은 불법 소지자들이 반납한 것이며, 나머지 절반은 합법적으로 등록된 것이지만 자발적으로 반납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치치 대통령은 반납된 무기와 탄약은 공장으로 보내질 것이며, 군대에서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르비아 내 불법 무기 소지자가 많은 이유와 관련해 베오그라드 안보 정책 센터 연구소의 마야 비옐로시(Maja Bjeloš) 연구원은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전쟁으로 전국에 보급되었던 무기가 회수되지 못했으며, 경찰이나 무기상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시민들은 침묵 행진 시위로 총기 사고 재발 방지와 책임자 사퇴 요구
- 두 차례 총기 난사 사건 이후 베오그라드에서 수천 명의 시민들은 ‘폭력에 반대하는 세르비아’를 주제로 집회를 열고 침묵 행진을 했다. 시위대는 브라티슬라프 가식(Bratislav Gasic) 세르비아 내무장관, 알렉산다르 불린(Aleksandar Vulin) 세르비아 보안정보국장 등 총기 사고 예방에 책임이 있는 고위 관리들의 사임과 폭력적 TV 프로그램 상영 금지를 요구했다. 미디어와 관련해 시위대는 국영 방송사에서 유죄 판결받은 살인자들이 나오거나 전쟁 범죄 미화, 폭력적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을 방영하여 총기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정부의 미디어 규제위원회 해산도 촉구했다. 사회학자인 조란 가브릴로비치(Zoran Gavrilović)는 미디어 매체들이 폭력적인 사회적 풍토를 만들었고,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고 논평했다. 이어 친정부 언론이 폭력적 리얼리티 쇼를 방영하여 야당 정치인이나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여당의 공격적 언사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 야당인 ‘베오그라드를 물에 빠뜨리지 말자(Let's Not Let Belgrade Drown)’당은 성명을 통해 언론과 공공장소에서 폭력 조장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관할 당국은 오랜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야당 정치인 즈드라브코 포노시(Zdravko Ponoš)는 부치치 대통령과 여당이 정치적 반대파를 향해 증오심을 조장하는 한, 모든 무기를 압수하고 범죄자들이 감옥에 갇히더라도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부치치 대통령이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세르비아 진보당(Serbian Progressive Party)은 야당이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며 비난했다. 또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부치치 대통령은 2023년 9월 조기 총선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 감수 : 김철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ljazeera, Girl wounded in Serbia school shooting dies, becoming 10th victim, 2023.05.15.
Guardian, We have a violent society’: hate speech in spotlight after Serbian mass shootings, 2023.05.15. 
NPR, Guns, grenades and rocket launchers are among 13,500 weapons surrendered in Serbia, 2023.05.15.
Euractiv, Serbia unveils new measures following two mass shootings, 2023.05.09.
Deutsche Welle, Serbia: Thousands rally in Belgrade after mass shootings, 2023.05.08.
TVP World, Serbia: gun laws to be tightened following two deadly shootings, 2023.05.06.
CNN, Suspect arrested after eight killed in Serbia’s second mass shooting in two days, 2023.05.05.
Reuters, Man with neo-Nazi symbols kills 8 in second Serbia mass shooting, 2023.05.05.
CNN, In shock and mourning, Serbia struggles to comprehend two mass shootings in as many days, 2023.05.05.
CNN, Serbia in shock after school shooting leaves eight children and a security guard dead, 2023.05.04.

[관련 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