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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우크라이나, 전쟁 중 주요 도시의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 철거

우크라이나 EMERICs - - 2023/11/17

☐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 철거     

◦ 우크라이나 정부, 키이우 광장 내 ‘소련의 별’ 제거   
-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은 2023년 11월 4일 수도 키이우(Kyiv) 할리츠카(Halytska) 광장(옛 승리광장) 내 전승 기념탑에서 소비에트 상징물인 ‘소련의 별’을 제거하였다.              
- ‘소련의 별’이 제거된 전승 기념탑은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인 이른바 ‘대조국전쟁’에 기여, 전후 ‘영웅 도시(Hero City)’로 선정된 키이우의 역사를 기념하고 있다. 본 기념탑에 붙어 있었던 소련의 설립자 블라디미르 레닌(Vladimir Lenin)의 초상 또한 2022년 4월 철거되었다. 
- 한편, 본 기념탑이 위치한 광장의 명칭도 2023년 2월 기존의 승리광장에서 19세기의 옛 이름인 할리츠카 광장으로 변경된 바 있다. 새로운 이름은 현재 우크라이나 서부를 가리키는 소비에트 이전의 역사적 명칭인 갈리치아(Galicia)를 반영한다. 

◦ 우크라이나 정부, 전쟁 중 키이우 내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 철거               
-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은 지난 2023년 8월 23일 키이우의 유명한 제2차 세계대전 전승 기념물인 ‘어머니-조국(Motherland)’ 동상 위 소비에트와 공산주의의 상징인 ‘낫과 망치’를 독립 우크라이나의 국장(國章)인 ‘삼지창(Tryzub)’으로 교체 완료하였다. 현재 키이우시(市) 정부는 본 동상의 명칭을 ‘어머니-우크라이나(Ukraine-Mother)’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 이에 앞서 2022년 4월 25일 키이우 내 또 다른 소비에트 상징물인 ‘민족 우호의 아치(The People’s Friendship Arch)’ 아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민족 우호’를 상징하던 동상이 철거되었다. 동상 철거 이후 본 기념물은 ‘우크라이나 국민 자유의 아치(The Arch of Freedom of Ukrainian People)’로 개명되었다. 
- 2022년 5월 이후 키이우시 정부는 도시 전역의 69개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에 대한 목록을 작성, 순차적인 철거 및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갈등 고조에 따라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 제거 추진

◦ 우크라이나 정부, 2015년 이후 자국 내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 불법화       
- 우크라이나 정부는 2015년 4월 의회(Verkhovna Rada) 주도로 자국 내 공산주의 및 소비에트 상징물의 게시 및 배포를 금지하는 ‘탈 공산화 법(De-communization Law)’을 제정하였다. 본 법안에 따라 우크라이나 내 소비에트 상징물의 대대적인 이전 및 제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2023년 5월 3일, 우크라이나 의회는 자국 내 러시아 제국의 상징물과 기념물 제거를 골자로 하는 이른바 ‘반 푸쉬킨 법(Anti-Pushkin Law)’을 제정하였다. 이후 정부는 ‘러시아 제국과 소련의 역사 및 문화와 관련된 물건’ 목록을 작성, 이에 포함된 기념물 및 건축물의 개명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 우크라이나 정부, 러시아와 전쟁 중 주요 도시 내 러시아 및 소비에트 상징물 제거 
- 2015년 제정된 ‘탈 공산주의 법’에 따라 우크라이나에서는 동부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러시아 및 소비에트 상징물 일부가 철거된 바 있다. 일례로 2016년 5월 동남부 자포리자(Zaporizhzhia)에서는 시내의 레닌과 소련 비밀경찰 조직 수장이었던 펠릭스 제르진스키(Felix Dzerzhinsky)의 동상이 각각 철거된 바 있다.        
-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따른 반러시아 정서의 확산에 따라 우크라이나 각 지방정부는 관내의 러시아 및 소비에트 상징물을 적극적으로 제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남부 오데사(Odesa)는 지난 2022년 12월 29일 도시의 설립자인 러시아 황제 예카테리나 2세(Ekaterina II)와 알렉산드르 수보로프(Alexander Suvorov) 대원수의 동상을 전격 철거하였다. 동년 11월 9일 북동부 하르키우(Kharkiv)에서는 19세기 러시아의 유명한 시인 알렉산드르 푸쉬킨(Alexander Pushkin)과 2차대전 중 소련군 대원수였던 게오르기 주코프(Georgy Zhukov)의 기념물이 철거되었다. 
- 소비에트와 러시아식 이름이 붙은 주요 건축물에 대한 개명 작업 결과 2022년 4월 이후 키이우에서는 60개 이상의 도로, 광장, 공원, 지하철역 등이 우크라이나 또는 서방과 관련된 새 이름을 얻었다. 동남부 드니프로(Dnipro)에서는 조지아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미승인국인 압하지야(Abkhazia)의 이름을 딴 거리가 우크라이나 북부 소도시 이르핀(Irpin)의 이름으로 개명되었다. 오데사 근처에서는 러시아-소련 출신 문학가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Vladimir Mayakovsky)로 명명된 거리가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하던 당시 영국 총리의 이름을 따 ‘보리스 존슨 거리(Boris Johnson Street)’로 개명되기도 했다.

☐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 철거, 우크라이나 내 압도적 지지 속 일부 우려 존재       

◦ 우크라이나 정부,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 철거의 당위성 역설   
-  우크라이나 정부는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에 대한 대대적인 철거가 러시아의 침략과 양국 관계의 근본적 악화에 따른 결과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비탈리 클리치코(Vitali Klitschko) 키이우 시장은 지난 2022년 4월 ‘민족 우호의 아치’ 내 동상 철거의 이유를 ‘형제자매와 친구를 해치는 우호 관계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한편, 일각에서는 위와 같은 철거 정책을 독립적인 우크라이나 정체성의 형성에 필수적인 과정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2023년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8월 24일)에 맞추어 완료된 ‘어머니-조국’ 동상 위 소비에트 상징물의 철거에 대해 우크라이나 국립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옛 대조국전쟁 박물관)은 철거가 탈소비에트 공간(post-Soviet space)의 일부가 아닌 독립된 주권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정체성 정립을 위한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 우크라이나 사회, 상징물 철거에 대한 압도적 지지 속 일부 우려     
-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친 소비에트 및 러시아 상징물 철거는 러시아와 전쟁 국면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문화부가 공개한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의 85%가 ‘어머니-조국’ 동상 위 소비에트 ‘낫과 망치’ 철거와 우크라이나 국장 설치에 찬성하였다. 또한 ‘민족 우호의 아치’ 내 동상 철거에는 지난 1982년 그 설계와 설치를 주도하였던 우크라이나 건축가 세르히 미르호로드스키(Serhii Myrhorodskyi)가 82세의 나이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였다.      
- 그러나 우크라이나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위와 같은 정부 주도의 철거가 자칫 역사에 대한 지나친 부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특히 푸쉬킨 등 러시아의 제국주의 또는 침략과 큰 관련이 없거나, 우크라이나 출신이지만 주로 러시아어로 작품 활동을 진행한 미하일로 불가코프(Mykhailo Bulgakov)와 같은 인물에 대한 부정이 자칫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자들에 대한 문화적 차별과 이로 인한 전쟁 중 사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Настоящее Время, Правительство Украины разрешило демонтировать памятники Пушкину, а также российским и советским деятелям в Киеве и других городах страны, 2023. 11. 10.  
Радио Свобода, В Киеве демонтируют звезду со стелы на бывшей площади Победы, 2023. 11. 07. 
Al Jazeera, Ukraine replaces Soviet hammer and sickle with trident on Kyiv monument, 2023. 08. 07. 
Reuters, Ukraine gets rid of Soviet symbols on Motherland Monument in Kyiv, 2023. 08. 06.   
The Kyiv Independent, Culture Ministry: Work begins to replace Soviet symbols on Motherland Monument, 2023. 07. 30. 
The New Voice of Ukraine, Рада ухвалила «антипушкінський» закон: він дозволить вилучати радянські та імперські пам’ятки, 2023. 05. 03.  
ТАСС, СМИ: в Одессе демонтировали памятник Суворову, 2022. 12. 29.  
The Guardian, Friends no longer, Ukraine removes Russian statues and street names, 2022. 04. 28. 
Українська правда, У Києві демонтують скульптуру під Аркою дружби народів, 2022. 04. 25.
BBC, In pictures: Ukraine removes communist-era symbols, 2016. 05. 31. 
The Guardian, Ukraine bans Soviet symbols and criminalises sympathy for communism, 2015. 0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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