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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칠레의 과학 연구와 경제 개발 현황

칠레 Barbara Ulloa 칠레 중앙은행 수석 경제학자 2015/12/29

금월 초, 칠레의 과학자들은 과학 연구에 대한 공공분야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전국에 걸쳐 가두행진을 벌였다. 칠레의 과학단체들은 과학 분야 종사자들에게 더 나은 근무 조건을 제공하고 과학 교육 및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한 예산을 충분히 배정하지 않는다며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는 칠레에서 이전부터 논쟁이 되던 이슈였다. 전 정부가 내놓은 2015년의 정책안에는 장기 정책으로 과학 발전을 위한 기관의 설립(과학기술혁신부 등의 형태로)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현재 과학 분야의 관리는 교육, 경제, 농업 부처에 나눠져 있다. 자체적인 정부부처의 설립을 통하여 과학 분야에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하고, 특히 세 기관에 걸쳐 나뉘어 있는 상황 하에서 발생하는 인센티브 등의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이 정책안은 2014년 초에 연기되었다2)
세계은행의 통계자료에 따르면3), 칠레의 R&D에 대한 공공 투자 규모는 GDP의 0.5% 미만에 그치고 있으며, 이는 세계 평균의 5분의 1에 불과하고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이렇게 낮은 R&D 투자규모는 멕시코와 비슷한 수준이며, GDP의 0.2%만을 투자하는 콜롬비아에 비해 조금 나은 정도이다. 브라질은 중남미 지역에서 R&D 투자규모가 압도적으로 많은 나라인데, GDP의 1.2% 규모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유럽 평균(1.8% 수준)이나 미국(2.8%)과도 비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2008년의 금융위기로 인해 R&D 지출 부문도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OECD의 자료에 따르면4), 세계적으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여에 걸쳐 R&D 지출 규모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이 부문에 투자하는 금액은 안정세를 되찾아 가고 있으며, 특히 칠레도 가입한 OECD 국가들이 그러하다. 그럼에도 칠레가 R&D 분야에 투입하는 인적 자원(전체 노동자 중 R&D 분야 종사자 비율) 및 금융 자원(GDP 규모 대비 R&D 투자 금액)은 다른 개발도상국들에 비해서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일례로 연구분야 종사자 수를 보면, 칠레의 과학자 인원은 전체 노동자 수의 0.1%만을 차지할 뿐이다.
또한 중남미 지역 안에서도 과학 발전은 각각 다른 양상을 보인다. 브라질의 경우 지역 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논문 발행에 치중하는데 반해, 칠레의 경우 특허에 집중하여 왔다. 아르헨티나가 이를 따르고 있는데, 칠레에 비해 1.5배 이상 과학 부문에 투자하면서도 성과는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칠레 정부가 과학 분야에 GDP의 0.5%만을 투자한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과학 학술지에 실리는 칠레 논문의 비율은 비슷한 경제권인 콜롬비아나 페루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5)
과학연구 분야 투자의 사회적 효익은 지난 수년간 보고되어 왔다. Schultz (1953), Romer (1986), 그리고 Lucas (1988)는 경제 성장을 설명하기 위한 기술 개발의 이론적 모델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6).  지식의 증가는 생산성의 증가를 돕고, 이는 결국 경제 성장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칠레의 경우, R&D 투자 효과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제한적인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Benavente 외(2006) 연구자들은 R&D 지출의 수익이 중기적 관점에서 물리적 자본 수익에 비해 두 배 가량 큰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Alvarez 외(2010)의 연구결과 역시 비슷한 맥락의 결론을 내렸는데, 불확실하고 느린 혁신의 성과가 칠레의 낮은 R&D 투자 수준으로부터 기인한다고 밝혔다7).  다른 몇몇 국가들에 대한 연구로 범위를 확장해 보면, Bravo-Ortega와 Garcia (2008)의 연구에서 R&D 부문에 더욱 많이 투자한 국가일수록 장래에 생산성이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으며, 동일 저자들에 의해 수행된 2011년의 연구 결과에서는 R&D에 대한 투자는 그 성과가 뚜렷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생산성 부문에도 긍정적인 피드백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8)
유엔이 최근 발표한 간행물9)은 각국 정부에게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STI; 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이 미래의 개발 노력에 대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며 ‘이런 요소들은 빈곤의 감소, 일자리 창출, 불평등 완화, 소득 상승 및 보건복지의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통하여 에너지와 식량의 접근성, 수자원 안보, 기후 변화 및 생태다양성 손실 등 중요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도 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네스코(UNESCO)의 웹사이트에 적혀있는 바와 같이, STI에 대한 투자는 ‘경제 개발과 사회 진보에 핵심적’ 이며, ‘연구와 개발(R&D)은 더욱 자연 친화적이며 통합된 사회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개발을 촉진한다. 그러나 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인프라의 개발과 기술 이전, 그리고 공공/민간 가릴 것 없이 R&D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며 효율적인 정책으로 규제되어야’ 한다.10)
앞서 언급한 유엔의 문서에서 과학자문위원회(SAB)는 과학이 공공재로 여겨져야만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특히 기초과학 핵심분야가 새로운 기술과 혁신의 원동력임을 강조하였다. 또한 그들은 ‘많은 국가의 정부들이 R&D 분야에 최대 1% 수준의 투자 달성을 목표로 하는 동안, 강력하고 효율적인 STI 시스템을 구축한 국가들은 R&D에 GDP 대비 최대 3.5%까지 투자한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위원회는 각국 정부가 특히 자원 솔루션, 청정 수자원, 재활용, 그리고 보건/농업 분야의 나노기술, 산업 생산 분야에 대한 생물학적 접근, 그리고 환경 관리와 복원 분야에 투자를 고려하라고 촉구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모든 경제 주체들과 특히 지역 사회에서 이 과정에 참여하면 이상적일 것이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칠레는 과학 분야에 대한 정부의 낮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역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경쟁력 있는 수치를 보여주었다. 이는 곧 경제 개발의 가능성이 과학으로 인해 급격하게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지금이 바로 적기이다. 정부와 민간 기관들 모두 그들의 단기적 목표에서 한 걸음씩 양보하여 더 나은 미래 사회를 향해 다른 시각에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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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mail: bulloa@bcentral.cl. 이 문서의 의견과 오류는 모두 필자의 책임이며 칠레 중앙은행이나 운영진의 견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님.
2) 실제로 Más Ciencia para Chile(=More Science for Chile)라는 단체에서 2012년에 발간한 간행물에 따르면, 세계 국가들 중 절반 이상이 과학 분야에 대한 정부 부처, 사무국, 또는 정부 기관을 만들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http://issuu.com/mascienciachile/docs/dossiercapitalhumano 참조. 이 간행물의 요약본은 ‘Chile’s research planning falls short’ 라는 제목으로 사이언스 지 2012년본에 실려있다.
3) 2010년 자료
4) Main Science and Technology Indicators.
http://www.oecd.org/sti/msti.htm
5) Nature news, “The impact gap: South America by the numbers”, June 2014 –
www.nature.com
6) Schultz, T. (1953) “The Economic Organization of Agriculture”, New York: McGraw-Hill; Romer, P. (1986) “Increasing returns and long run growth”,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94, pp 1002–1037; and Lucas, R. (1988) “On the mechanics of economic development”, Journal of Monetary Economics 22, pp 3–42. 참조
7) Benavente, J.M, J. De Gregorio and M. Núñez (2006) “Rates of Return for Industrial R&D in Chile”, Working Papers wp220, University of Chile, Department of Economics. Alvarez, R., C. Bravo-Ortega and L. Navarro (2010) “Innovation, R&D Investment and Productivity in Chile”, Research Department Publications 4691,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 Research Department.
8) Bravo-Ortega, C. and A. García (2008) “Exploring the Relationship Between R&D and Productivity: A Country-Level Study”, Working Papers Central Bank of Chile 472, Central Bank of Chile. Bravo-Ortega, C. and A. García (2011) “R&D and Productivity: A Two Way Avenue?”, World Development, Elsevier, vol. 39(7), pages 1090-1107, July.
9) “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 Critical Means of Implementation for the SDGs”라는 제목의 간행물이 2015년 7월 발간되었으며, 이 간행물은 2015년 이후 개발 의제에 대한 정부간 협상(Intergovernmental negotiations on the post-2015 development agenda)에 대한 유엔 사무총장 산하 과학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작성되었다.
10) http://en.unesco.org/themes/investing-science-technology-and-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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