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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페트로브라스社 비리수사

브라질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원장(교수) 2016/03/28

페트로브라스는 1953년에 설립된 국영석유회사로 설립 이후 60년 간  브라질의 유전개발, 정유, 유류 판매 등 석유사업 전반을 독점하면서 브라질을 넘어 중남미 최대의 회사로 거듭났다. 2013년 기준 페트로브라스의 매출은 약 141억 달러(약 17조 원)이었으며, 이는 브라질 전체 GDP에 13%를 차지했다. 페트로브라스는 브라질 경제의 견인차와도 같았다. 그러나 정경유착 스캔들이 터지면서 페트로브라스의 몰락이 시작되었다.

위와 관련하여,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장에게 페트로브라스사의 스캔들이 브라질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페트로브라스社 비리 스캔들의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페트로브라스 비리사건에 정계와 재계 인사들이 연루되어 있어 브라질 정치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다. 2014년 3월에 시작된 조사(Operacao Lava Jato)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관련 기업이 10개, 전·현직 상·하원의원 및 주지사 정치인이 50명 이상, 페루와 미국의 정치인과 기업인들까지 포함되었다. 어떻게 페트로브라스 대형 비리 사건이 이렇게 까지 확대되었을까?

우선 기업 경영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는데, 페트로브라스는 1953년에 자원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바르가스(Vargas) 집권기에 설립되었다. 민중주의 정권이 추진한 국가주도 경제성장과 국가 조합주의를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자원을 독점하기 위해 국가가 기업 운영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높았다. 이런 전통으로 정부가 국영기업의 경영진을 임명하기 때문에 정경유착의 가능성은 항상 존재했다. 

다음으로 비리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의 경제 환경에서 여지를 찾을 수 있다. 2000년 들어 브라질 경제는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석유가격 상승, 대외 무역 호조와 지속적인 내수 소비시장의 성장세 등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많은 자본이 페트로브라스로 집중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본 운영과 관련된 부분에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투명 관리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그리고 정부가 추진하던 많은 인프라 구축 사업들이 페트로브라스 자본을 통해서 진행된 것도 비리가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좌파정부가 상·하원에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연립정당과 야당에게 경제적인 이권을 제공하면서 정책적 추진력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Q2. 페트로브라스社의 비리스캔들이 브라질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페트로브라사는 2002년에 정권을 장악한 좌파정권의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 같은 시기 브라질 경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대외 무역 호조, 산업 생산성 향상 등으로 높고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했는데, 그 중심에 페트로브라스가 있었다.

이 회사는 브라질 석유자원의 93%를 장악하고 있고, 직·간접 고용 인력이 40만 명 이상이고 2008년에는 브라질 GDP의 13%를 차지하는 브라질 최대 기업이면서 동시에 남미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심지어 2010년 기준으로 페트로 차이나와 엑슨 모빌에 이어 세계 3위의 석유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렇게 영향력이 큰 기업이기 때문에 대형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브라질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고, 당분간 그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지금까지의 영향을 살펴보면, 페트로브라스 주식이 폭락했고, 영업 이익이 급락했다. 또한 석유가격 상승과 해외투자 확대로 유입되던 자본도 극감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 생산성이 떨어지는 광구의 생산 중단, 그리고 고용 인력 감축으로 이어져 이미 그 영향이 전 방위로 미치고 있다. 정부 예산적자 규모가 GDP의 65%까지 치솟고 있으며, 실업률이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어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모든 상황이 페트로브라스의 스캔들 때문으로 단정 짓기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지금의 경제상황을 초래한 것은 분명하다.

 

Q3. 이 스캔들에 브라질 여야 핵심 정치인이 연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이 브라질 정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나?

 

▲ 이미 많은 정치인들이 비리 사건으로 정계를 떠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2014년 월드컵 개최 반대 시위가 표면적으로는 인프라 투자 부족으로 인한 불만 누적이었지만 내면에는 정치인을 포함한 현 정부를 비난하는 반대 운동이었다.

이를 계기로 2015년 이후 본격적으로 지우마(Dilma) 대통령 퇴진 운동이 전개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지우마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의 이사로 재직하던 중에 발생한 스캔들이었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탄핵 요구의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 정경유착을 끊을 정치개혁을 선언했던 지우마 대통령은 오히려 개혁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최근 룰라(Lula) 전대통령이 스캔들에 연루되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브라질 정치가 요동치고 있다. 이처럼 페트로브라스 비리 사건은 2002년 정권 창출에 성공한 노동자당(PT)의 정통성을 뿌리 채 흔들고 있다. 이미 많은 정치인들이 연방검찰의 조사를 받아 수감되었고, 최고 권력자의 스캔들이 드러나면서 경제위기와 함께 브라질 정치 전체를 바꿀 태풍으로 나가오고 있다.

 

Q4. 자산매각에 나선 페트로브라스의 위기, 극복 가능하다고 전망하는가?

 

▲ 페트로브라스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가능할까? 역으로 비리 사건이 폭로되지 않았다면 페트로브라스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유가하락, 원자재 가격 하락, 국내 소비 시장 위축, 외국자본 유입 차단 등으로 아마도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와 더불어 영업 손실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2015년-2019년까지 1,303억 달러를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지난해 페트로브라스는 창사 이래 최악인 96억 달러의 영업 손실을 입었다. 페트로브라스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가 전제되어야 할 것 같다.

위기 이전부터 논의되었던 국내 석유 및 가스 소비자 가격 인상이고, 이와 맞물러 국제 유가가 인상되어야 하고, 원자재 수요를 증가시킬 국내 내수가 진작되어야 한다. 아니면 해외 투자 부분의 수익성이 제고되어야 하는데 이 모두가 현재로서는 매우 불투명하다. 그래서 선택한 처방이 자산 매각인데,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자산을 매각할 경우 대부분의 경우 자산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따라서 자산 매각은 미래 투자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중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업과 자본 규모를 축소시켜 안정을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규모의 경제를 운영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산 매각이 유일한 대안이라 할 수 있지만,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Q5. 페트로브라스社의 스캔들과 저유가, 금리하락 등의 이유로 브라질 경제까지 위협받고 있다. 브라질의 경제 회복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브라질이 호황을 누렸던 지난 10년간의 내용을 살펴보면 경제회복 가능성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10년간 안정적인 경제성장은 높은 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그리고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수출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그리고 고용 증대, 최저 임금 인상, 안정적인 인플레이션과 환율, 그리고 저소득층을 위한 보조금 정책을 통해 국내 소비 시장이 성장하면서 경제성장이 유지되었다.

그런데 현재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역전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외 부분은 헤알화(Real) 약세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규모가 상당히 축소되었다. 올해 브라질 물가상승률은 7%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일자리도 약 70만개가 사라지면서 실업률이 7.7%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가계소득이 감소하면서 약 400만 명이 다시 빈곤층으로 전략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아울러 조세수입도 감소할 것이다.

브라질의 입장에서는 리우(RIO)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들이 후유증으로 개최 이후 경기침체를 겪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 정도에나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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