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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우루과이 안락사 허용…중남미에서 논의 확대

우루과이 EMERiCs - - 2022/09/16

☐ 우루과이, 안락사 합법화 법안 통과


◦ 하원 위원회에서 가결

- 최근 우루과이 하원 산하의 의료 보건 법안 검토 위원회가 안락사(euthanasia) 허용 법안을 통과시켰다. 안락사 합법화 법안이 위원회에서 가결되면서, 해당 법안은 이후 국회 총회의에서 추가 논의를 거치게 되는데, 우루과이 하원에 따르면 다음 국회 총회의는 2022년 10월 중에 열릴 예정이다.

- 안락사 허용 법안은 의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의학적인 요법을 이용하여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요건과 방법을 기술하고 있다. 안락사 허용 지지 측은 만약 한 개인이 스스로 명확히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신적인 문제가 없을 경우, 불치병이나 만성적인 질환을 앓고 있고 그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면 자의적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안락사 허용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크리스티나 루스템버그(Cristina Lustemberg) 의원은 이번에 통과된 안락사 허용 법안이 안락사를 진행할 수 있는 요건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안락사를 집행하는 의사 1인의 의견만으로 안락사를 진행할 수 없으며 동료 의사의 의견을 구하게 하는 안전 장치도 마련해 놓았다고 덧붙였다.


◦ 최종 채택 가능성 높아

- 안락사 합법화 법안은 하원 검토 위원회를 통과했기에 아직 완전하게 시행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우루과이에서 안락사 허용 법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 조사가 진행되었는데, 안락사 허용 찬성이 전체 응답자의 55%로 25%에 그친 반대 의견을 크게 앞서는 등 우루과이 여론은 안락사 허용으로 기울어져 있다.

- 또한, 이번에 하원 의료 보건 법안 검토 위원회에서도 안락사 법안은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우루과이는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안락사를 공식 허용하는 나라가 될 가능성이 현 시점에서는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 중남미 최초 안락사 허용 국가는 콜롬비아


◦ 난치병 환자도 안락사 선택 가능

- 중남미에서 우루과이보다 먼저 안락사를 허용한 중남미 국가는 콜롬비아이다. 콜롬비아에서는 2022년 초에 신체 마비와 당뇨, 고혈압, 폐 질환, 관절 이상 등 다양한 중증 복합 장애에 장기간 시달린 한 남성이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 해당 남성은 콜롬비아에서 처음으로 시한부 말기가 아닌 환자가 안락사 허가를 받고 실제 실행에까지 옮긴 사례가 되었다. 빅토르 에스코바(Victor Escobar)라는 이름으로, 사망 당시 만 60세였던 이 남성은 안락사를 실행하는 자리에서 가족들에게 그동안의 고통을 끝낼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말을 남겼다.

- 또한, 자신의 병 때문에 가족까지 경제적·정신적으로 고통받는 것이 괴로웠다고도 말했다. 더불어 안락사 전날 외신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고통밖에 남지 않은 중증 환자는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안락사 관련 규제 계속해서 완화

- 콜롬비아는 아직까지 중남미 지역에서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이다. 콜롬비아 법은 지난 1997년 불치병 환자에 대한 안락사 집행을 형사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2015년에는 기대 수명이 6개월 미만인 환자가 안락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 안락사를 선택한 빅토르 에스코바 역시 시한부 말기 환자가 아니었다. 빅토르 에스코바는 지난 2018년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는 중증 난치병 환자에게도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약 2년여 동안의 법정 싸움을 계속한 끝에 2020년 7월 콜롬비아 법원은 이를 허용하여 첫 판례를 남겼다.


☐ 중남미, 안락사 규제 완화 논의 확대...전통문화와는 충돌


◦ 안락사 허용 목소리 커져

- 아르헨티나 국회가 복수의 안락사 허용 법안에 대해 논의한다. 현재 아르헨티나 국회에 안락사 규제 완화 법안이 다수 상정되어 있으며, 안락사 규제를 완화하라는 여론 또한 계속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 또한, 얼마 전 국민 총투표에서 부결되기는 했지만 칠레 역시 새 개헌안에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조항을 두었다. 개헌 작업을 다시 시작한 칠레는 다음 개정 헌법 초안에도 안락사를 인정하는 조항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크다.

- 한편 페루에서는 수년 동안 근육 퇴행 질환을 겪은 한 여성이 안락사를 원한다며 페루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를 여러 언론이 보도하면서, 페루에서도 안락사 허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가톨릭 문화권인 중남미, 반대 의견도 상당해

- 이처럼 중남미 여러 국가에서 안락사 허용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반대론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는 중남미가 전통적으로 임신중절과 자살 등의 행위를 금기시하는 가톨릭 문화 국가가 많기 때문이다. 

- 실제로 안락사 논의가 나올 때마다 종교계를 중심으로 거센 반대와 항의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는 종교를 가진 비율이 높은 노년층일수록 안락사 반대론자가 더 많은 경향이 있다는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 하지만 중남미 각지에서 최근 들어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서구 사회에서도 논란이 일어나는 안락사 합법화를 중남미 국가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 그 과정은 어떻게 진행이 될지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merica Magazine, Chile’s constitution vote raises difficult questions for Catholics about equality and abortion, 2022.09.02.

Reuters, Colombia court approves medically assisted suicide, 2022.05.13.

Washington Post, She’s fighting for a right to euthanasia, 2022.04.20.

CNA, Catholic Church in Argentina opposes legalization of euthanasia, 2022.08.22.

Reuters, First Colombian with non-terminal illness dies legally by euthanasia, 2022.01.09.

Prensa Latina, Bills on euthanasia discussed in Uruguay, 2021.12.12.

CNA, Peruvian archbishop: No right to euthanasia; ‘it’s a crime’, 2022.06.18.

Merco Press, Most Uruguayans favor legalizing euthanasia, 2022.06.27.

FSSPX,  Euthanasia: The New Campaign for Argentine Progressives, 2022.08.30.

Merco Press, Uruguayan Lower House committee okays euthanasia bill, 2022.09.07.



[관련 정보]

1. 우루과이 하원, 안락사 합법화 법안 가결 (2022.09.13)

2. 콜롬비아, 비 말기 난치병 환자에 처음으로 안락사 허용 (202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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