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에서 대규모 테러 사건 발생

러시아 EMERiCs - - 2024/04/05

☐ 모스크바 근교에서 대규모 총기 테러 발생      

◦ 콘서트홀에서 무장 괴한 총기 난사...최소 695명 사상     
- 2024년 3월 22일 저녁 8시경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 크로커스 시티 홀(Crocus City Hall) 공연장에 무장 괴한들이 침입, 러시아 록밴드 ‘피크닉(Picnic)’의 콘서트 관람을 위해 모인 수천 명의 민간인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내부에 불을 질러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동년 3월 30일 복수의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 비상사태부 모스크바주 지부의 발표를 인용해 이번 테러로 인한 사상자 수가 695명(사망 144명, 부상 55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 20명(사망 5명, 부상 1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동년 3월 24일을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날’로 선포하였다. 
- 테러 발생 수 시간 후 아프가니스탄을 근거지로 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호라산(IS-K: Islamic State–Khorasan)’이 배후를 자처하였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테러 발생 다음 날인 2024년 3월 23일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브랸스크주(Bryansk Oblast)에서 차량을 이용해 도주하던 4명의 타지키스탄 국적 테러 용의자를 총격전 끝에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후 연방보안국은 테러 용의자들에게 차량과 숙소 등의 조력을 제공한 7명을 추가로 검거하였다고 밝혔다. 한편 동년 3월 29일 러시아 언론은 타지키스탄 정보기관의 발표를 인용, 타지키스탄에서 이번 테러와 관련하여 8명의 용의자가 검거되었다고 보도했다. 
- 크로커스 시티 홀 테러는 2004년 9월의 ‘베슬란 학교 테러’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최악의 테러로 기록되었다. 당시 러시아 연방 북오세티야(North Ossetia) 자치공화국 베슬란(Beslan)의 한 학교에 무장한 체첸 반군 30여 명이 침입해 교사와 학생들을 인질로 잡고 러시아군과 대치, 러시아군 특수부대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186명의 학생을 포함한 334명의 사망자와 810명이 부상자 등 총 1,14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이번 테러 이전, 러시아에서는 2000년 푸틴 대통령의 집권 이후 지난 23년 동안 발생한 11번의 테러 공격에서 최소 1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 러시아 정부, 테러에 대한 미흡한 대응으로 비판에 직면            
- 크로커스 시티 홀 테러는 2024년 3월 17일 대통령 선거를 통해 5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의 임기 시작과 함께 발생하였다. 따라서 러시아 일각과 서방에서는 미국의 테러 관련 첩보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푸틴 대통령의 책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동년 3월 19일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의 테러 공격 경고를 러시아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도발이자 공개적 협박으로 규정하였다. 또한 일부 반정부 성향 언론을 중심으로 테러 발생으로부터 거의 하루(20시간)가 지나서야 미리 녹화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일부 제기되었다.             
- 서방 언론들은 이번 테러가 권위주의적인 러시아 정부의 취약성을 드러내었다고 논평하였다.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는 복수의 러시아 정치 전문가를 인용, 푸틴 대통령의 정부 기관에 대한 강력한 통제로 인해 그를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정보가 상부 기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보도는 또한 러시아 정보기관이 반정부 야권과 시민사회를 감찰하고 탄압하는 데 골몰한 나머지 실제 테러를 사전 예방하는 데 번번이 실패하였으며, 강력한 사후 대응을 통해 오히려 권위주의적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지적하였다. 미국의 유럽·중동 전문 방송인 자유 유럽 라디오(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또한 이번 테러가 외부 세력의 테러보다는 내부의 ‘정적’ 단속에 가용 자원을 집중하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공권력의 실패를 반영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게재하였다.

☐ 러시아와 서방, 테러의 배후를 두고 공방                

◦ 러시아 정부, 테러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주장     
-  푸틴 대통령은 2024년 3월 23일 러시아 언론을 통해 전파된 약 5분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테러 용의자 4명이 테러 직후 우크라이나 측에서 미리 마련해 둔 모종의 ‘탈출구(window)’를 이용하기 위해 국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면서, 크로커스 시티 홀 테러의 배후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있음을 암시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동년 3월 25일 국무회의에서 테러 용의자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임을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Alexander Bortnikov) 러시아 연방보안국 국장은 2024년 3월 27일 체포된 테러 용의자들을 심문한 결과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뒷받침하는 ‘1차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한 러시아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직 용의자들에 대한 심문과 증거 수집이 진행 중이지만, 이번 테러는 러시아 사회 내 공포 확산과 불안정성 증대를 노리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기관들의 공작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1차 증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 러시아 정부 인사들과 친크렘린 관영 언론은 우크라이나를 테러의 배후로 지목하며 서방의 연계설을 주장하였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테러의 배후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있다고 가정, 관련된 모든 인물과 기관을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르가리타 시모냔(Margarita Simonyan) 러시아 관영 RT(Russia Today) 편집장은 테러 직후 미국이 관련 첩보를 사전에 제공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서방이 테러에 직접 연루되었다고 주장하였다. 

◦ 우크라이나와 서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배후설 비판     
- 우크라이나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강력히 비판하였다. 미하일로 포돌략(Mykhaylo Podolyak)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테러 발생 직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크로커스 시티 홀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모든 것은 전장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포돌략 고문은 러시아 정부가 이번 테러를 자국 내 전쟁 선동 강화와 군사력 동원 확대, 궁극적으로는 우크라이나 내 공세 강화를 위해 이용할 것이라고 우려하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번 테러가 오히려 전쟁을 고조시키려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였다. 
- 미국 정부는 크로커스 시티 홀 테러 발생 직후 희생자를 애도하고 테러리즘을 규탄하면서, 자국이 테러 발생 약 2주 전인 2024년 3월 7일경 러시아 정보당국에 관련 첩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은 같은 날 온라인 공지를 통해 자국민들에게 극단주의 테러 발생 징후가 있으니 향후 48시간 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미국 측의 첩보가 장소와 시간을 특정하지 않은 일반적인 내용으로 정보 가치가 없었다고 반박하였지만, 익명의 미국 당국자는 자국이 테러 발생 2주 전 전달한 첩보가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장소로 크로커스 시티 홀을 지목하였다고 재반박하였다. 
- 한편, 로이터(Reuters)는 2024년 4월 1일의 단독 보도에서 익명의 이란 측 소식통을 인용, 이란 정보당국이 2024년 1월 자국 중부 케르만(Kerman)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용의자들을 검거해 심문하던 중 IS-K의 러시아 테러 공격 계획 첩보를 입수하고 이를 사전에 러시아 측에 통보하였다고 전했다. 같은 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Kommersant)는 타지키스탄 현지 언론을 인용, 테러 용의자 중 1명이 튀르키예에서 IS 요원의 훈련을 받았다고 전했다.

< 감수 : 이평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Meduza, The Washington Post: США предупреждали Россию о подготовке теракта именно в «Крокусе» — за две недели до нападения, 2024. 04. 03. 
Reuters, Exclusive: Iran alerted Russia to security threat before Moscow attack, 2024. 04. 01. 
Коммерсантъ, Sputnik: одного из террористов «Крокуса» обучали в Турции боевики запрещенного ИГ 
ИЗВЕСТИЯ, Число пострадавших в результате теракта в «Крокусе» возросло до 551, 2024. 03. 30. 
РИА Новости, Источник: под Душанбе задержали девять человек по делу об атаке на "Крокус", 2024. 03. 29. 
The Moscow Times, What Was Putin Doing During the Moscow Concert Hall Attack? 2024. 03. 28. 
РИА Новости, Директор ФСБ подтвердил "украинский след" в деле о теракте в "Крокусе", 2024. 03. 27. 
Meduza, Российские пропагандисты и «военкоры» ищут «украинский след» в нападении на «Крокус Сити Холл» Об этом же говорят Путин и ФСБ. Украина отрицает причастность к теракту, 2024. 03. 24. 
The Washington Post, Terrorist attack in Russia exposes vulnerabilities of Putin’s regime, 2024. 03. 24.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A Look Back At Major Terror Attacks Under Putin's Rule, 2024. 03. 23. 
Newsweek, Russian State TV Boss Slams West Over Mass Shooting: 'Direct Participation', 2024. 03. 23. 
ИЗВЕСТИЯ, Задержанные по подозрению в теракте в «Крокусе» не являются гражданами РФ, 2024. 03. 23.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How Putin's Police State Leaves Russia Vulnerable To Terrorist Attacks, 2024. 03. 23.  
Associated Press, Russia says 60 dead, 145 injured in concert hall raid; Islamic State group claims responsibility, 2024. 03. 23. 
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Ukraine Denies Role In Deadly Attack On Russian Concert Venue, 2024. 03. 22.  

[관련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