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ㆍ중동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지역 역사에서 오랜 기간 동안 정치적·경제적관심의 대상 밖이었다. 오스만 제국은 아라비아 반도 내륙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통치를 하기 보다는 지역 아미르들(amirs)의 통치를 허용하면서이 지역은 중앙정부의 통제 밖에 머물러 있었다. 사막의 척박한 환경에둘러싸인 아라비아 반도 내륙지역인 나즈드(Najd)의 경우 히자즈(Hijaz) 지역과 달리 오스만 제국의 중앙정부가 이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통치를통하여 얻을 수 있는 정치적·경제적 이익이 그리 크지 않았다. 영국의 입장에서도 종교적으로 중요한 히자즈 지역과 동인도회사로부터 영국까지안전한 해상로 확보에 중요한 페르시아만 일대의 토후국들과 달리 아라비아 반도 내륙지역은 그들의 관심 밖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압둘 아지즈(‘Abd al-‘Aziz)가 1902년부터 12년간 영국에게 접촉하여 조약체결을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주변 토후국들과 달리 사우드가와어떠한 보호조약도 체결하지 않았다(Goldberg 1986, 44-80).1) 이처럼사우디아라비아는 역사적으로 중동지역의 정치·경제에 있어 과거 그 중 요성이 높지 않았으며 오스만 제국을 비롯한 영국과 같은 서구 열강의 관심을 오랜 기간 받지 못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인하여 영국이 오스만 제국에 대항하기 위하여 사우드가와의 협력이 절실하게 되면서 압둘 아지즈는 1915년 마침내처음으로 영국과의 협정 체결에 이르게 된다. 영국-사우디 협정(Anglo-Saudi Treaty or Treaty of Darin)은 압둘 아지즈에게 나즈드, 알-하사(al-Hasa), 까티프(Qatif), 주바일(Jubayl)에 대한 통치를 허용하였다(AbuKhalil 2004, 77-78; Al-Rasheed 2002, 42).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1938년 자신의 영토에서 석유가 발견되기 이전까지 서구에게 있어서 중동지역 내에서 여전히 그 존재 가치가 그리 크지 못했다(사이먼스 2007, 42). 20세기 들어 석유자원이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그중요성을 인정받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서구는 아라비아 반도 내에서 석유산업을 개발 하는데 경제적 이해관계를 함께 공유하였다. 중동지역에서 정치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소외되었던 지역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왕가의 통치권 강화를 위해 상당한 금액의 재정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재정수입원의 확보가 없었다면 중동지역의 다른 많은 국가들에서 목격하는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의 분열은사실상 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20세기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석유가 갖는 중요성은 서구, 특히 미국으로하여금 사우디아라비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데 기여하였다.